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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김기춘, 崔 알았나? 법정서 또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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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 "정윤회 처 잘있냐 물었다"

한국일보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오전 환자용 수의를 입고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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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기 전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알았을까. 지난해 국회 국정농단조사 청문회에서 불거진 이 논란이 14일 법정에서 또 한번 불붙었다.

김종(56ㆍ구속기소)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부장 황병헌)의 심리로 진행된 김 전 실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 전 실장이 ‘정윤회 처 잘 있냐’고 물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이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정씨 부인이던 최씨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 발언은 김 전 차관이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공주 승마’ 의혹이 불거졌을 때 상황을 설명하던 중 나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먼저 “얼마 전 특검 면담 때 김 전 실장이 ‘정윤회 처 잘 있냐’는 말을 한적이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 전 차관이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2015년도 김 전 실장이 실장 자리에서 물러날 무렵”이라고 기억했다. 김 전 차관은 “승마와 관련해 정유라 이야기를 하다가 그런 말이 나왔다”고 기억했다. 그러자 김 전 실장은 “최씨 부부와 통화든, 면담이든 한번도 한 일이 없다. 정유라도 이번 사건으로 언론에 보도되자 이름을 알았을 뿐”이라며 “(김 전 차관이)착각한 게 아닌가”라고 부인했다.

김 전 실장이 최씨를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위로 떠 오르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는지 여부는 김 전 실장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 최씨 재판에도 큰 쟁점 사안이다. 특검은 최씨가 자신의 이권에 방해가 되는 인사들을 축출하려는 목적을 갖고 박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에 일부 개입했고, 김 전 실장도 최씨와 순차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실장이 알지도 못하는 최씨와 공모할 수 없기 때문에 특검이 이날 재판에서 쟁점으로 삼은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작년 12월 국회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해 최씨 존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가 “최순실이란 이름은 못 들었다고 볼 수 없다”고 시인했지만 최씨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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