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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경찰 “연세대 사제폭발물 ‘텀블러 폭탄’ 제조 대학원생, 맨체스터 테러에서 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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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텀블러 사제폭탄 모형도


연세대 사제폭발물 사건의 피의자로 긴급 체포된 대학원생 김모 씨(25)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발생한 영국 맨체스터 폭탄테러 관련 뉴스에서 착안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1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김 씨가 5월20일 전후해 그런 언론보도를 보고 범행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며 “폭탄테러로 상해를 가할 수 있겠다는 정도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김모 교수(47) 연구실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에 쓰인 사제폭탄을 제조한 혐의(폭발물 사용)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김 교수 소속 학과 대학원생으로 알려진 김 씨는 경찰조사에서 5월 말 제조를 준비하기 시작해 이달 10일 완성했다고 진술했다. 제조는 주로 자신의 하숙방에서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인터넷에 올라온 사제폭탄 제조법 등은 참고하지 않았고,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제조했다고 진술했다.

건전지를 이용한 기폭장치와 연결된 ‘텀블러 폭탄’ 안에는 아래쪽이 뭉툭한 나사(볼트) 수십 개와 화약이 들어 있었다. 김 씨는 종이상자의 테이프를 뜯으면 기폭장치가 작동해 폭발을 일으켜 나사가 튀어나오게 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폭탄의 규모는 다르지만 맨체스터 경기장 테러에서 사용된 ‘못 폭탄’과 비슷한 형식이다.

다만 김 씨가 만든 ‘텀블러 폭탄’은 폭발 시 나사들이 밖으로 튀어나오지는 않았다. 김 씨는 김 교수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으며 상해만 입힐 목적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실제 화약 발화를 통해 소형 나사가 밖으로 튀어 나왔을 경우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 뒤 범행 목적을 규명할 계획이다.

폭탄 제조에 사용된 화약은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구체적인 제조 방법에 대해서는 “유사범죄 우려가 있어 제조 방법이나 재료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와 관련, 일각에서는 교수와의 관계나 학점 등의 문제, 학생들 사이의 ‘왕따’ 등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김 씨 진술에 그런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추가 조사를 통해 범행 동기를 밝혀낼 방침이다.

경찰은 김 씨를 추가 조사한 뒤 이르면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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