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만원'을 허하라 |
'지금 당장 최저임금 만원' |
노동존중 세상으로 한걸음 더 |
민주노총·만원행동 청계광장서 '지금 당장 촛불행동'
"최저임금 1만원, 소득 양극화·불평등 문제 해법"
"재벌 독식 구조 만든 비정규직 고용도 철폐해야"
경찰 '집회 자유보장' 선언 뒤 첫 대형집회…교통만 관리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문재인 정부가 향후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한 가운데 노동계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지금 당장'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만원행동)은 2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지금 당장 촛불행동'을 개최했다.
민주노총과 만원행동은 "극단적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문제의 해법은 최저임금 1만원으로 임금소득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재벌 독식 경제구조의 이면에는 열악한 최저임금 수준과 넘쳐나는 비정규직 고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비용역업체에서 일하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스크린도어 점검 중 숨진 김모(당시 19세)군 사고와 경북 경산 편의점 알바생이 손님과의 다툼 중 흉기에 찔려 숨진 '경산 편의점 알바 살해사건' 등을 예로 들며 "일터에서 만연한 저임금, 불안정노동, 노조파괴의 현실 속에서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 등 요구들은 지금 당장 필요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문재인 정부는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3년 안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소득주도 경제성장을 이야기하는 정부라면 지금 당장 최저임금 1만원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직무대행은 "비정규직 문제해결도 마찬가지다. 재벌들만 배불리는 비정규직 없애자는 게 무리한 요구인가"라며 "비정상적인 고용구조를 정상으로 되돌리고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요구"라고 말했다.
그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에게 누구도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노동자들의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며 "자유롭게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노조활동 해도 해고당할 걱정 없는 세상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만원행동 관계자는 "최저임금 1만원이면 한달 200만원, 1년 꼬박 모아야 2400만원이다. 이게 많다고 생각하나"라며 "지난 1년 매출 1조 이상 기업이 많아졌는데 그런 대기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늘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재벌들이 비정규직을 이용한 손쉬운 돈벌이에 매몰되지 않도록 국민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사전 집회를 포함해 주최 측 추산 6000명 상당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무대 위에 선 발언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최 측이 준비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는 조선 왕의 옷 차림으로 1만원권을 패러디한 회원, 시중 판매 중인 음료를 패러디한 '만원 에이드' 등도 등장했다.
30대 직장인 여성 박모(30)씨는 "동생이 아직 취업을 못한 채 아르바이트를 한 지 1년 째다. 외국에서 대학도 졸업했는데 한 달에 150만원 벌기도 힘들다"며 "넉넉치 못한 살림, 고용난에 취업 준비하랴 알바하랴 애쓰는 동생이 안쓰러워 집회에 나왔다. 고용난 해결과 최저임금 인상은 청년들에게도 피부로 와닿는 시급한 문제"라고 토로했다.
정모(34)씨는 "우리나라 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최저임금 1만원이라 생각한다"며 "비정규직은 도입 자체가 사업자를 위한 취지였다. 이제 다 같이 잘 사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동자들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 4월 출범한 만원행동의 공식 출범 발표도 있었다.
만원행동 측은 "오늘(27일) 만원행동이 드디어 추진위원회가 아닌 정식 출범을 하는 날"이라며 "촛불혁명을 이끌었던 퇴진행동에 이어 만원행동이 최저임금 1만원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이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만원행동은 이어 청계광장에서 을지로를 거쳐, 종로1가 보신각까지 행진을 벌인 뒤 오후 7시45분께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다음달 17일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한 만보걷기'를, 같은 달 30일 '사회적 총파업' 등으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집회는 경찰이 집회·시위 자유 보장을 위해 최소한의 경력을 배치하고 원칙적으로 차벽 및 살수차를 설치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처음으로 열린 대형집회였다.
실제 경찰은 이날 현장에 교통 관리를 위한 경력만 배치하고 기동대 등 경비인력은 가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은 본 집회가 열린 청계광장과 행진 경로인 을지로, 종로1가 보신각 일대에 교통경찰 5개 중대 400명 가량을 배치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다양한 사전 행사가 진행됐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학생행진, 알바노조, 청년유니온 등은 이날 오후 2시 구의역 1번 출구 앞에서 구의역 사고 1년 추모 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생명안전선언을 통해 노동자가 현장에서 생명과 신체 안전을 보호받는 것은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 인권이며 이는 법률로 보장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과 만원행동은 이날 오후 2시 광화문역·시청역·종각역 등 지하철역 인근에서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할 권리 실현을 위한 홍보전을 펼쳤다. 전국셔틀버스노동자연대도 오후 2시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앞에서 '안전의식 고취 시민 캠페인'을 전개했다.
오후 2시30분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는 '촛불들의 1만원 버스킹'이 진행됐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서비스지부와 의료연대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청소노동자·대학생 공동행동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법외노조 지위에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오후 1시 종로구 대학로에서 '전국 교사 결의대회'를 열고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했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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