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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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2차례 열렸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피고인들의 공판은 중.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덴마크 정부는 최순실(61) 씨의 딸 정유라(21) 씨를 인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통보했다.
법무부는 덴마크 당국과 신병을 인수받기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 덴마크 범죄인도법상 범죄인 인도 결정이 확정된 후 30일 내 당사자국이 범죄인의 신병을 인수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정 씨 송환은 다음달 중순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라 씨가 한국에 오면 곧바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정 씨는 이대 입시와 학사비리 사건과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이 아직 발부돼 있는 상태다.
정 씨 송환은 현재 진행중인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절대적인 사정 변경을 가져올 만큼 핵심 변수는 아니다. 그러나 정 씨 송환은 "특검과 검찰에게 플러스가 되면 됐지 불이익을 가져다 주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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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씨 '제 2의 장시호'처럼 화끈하게 입 열 가능성
정 씨는 지난 1월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뒤 한국 언론과 피하지 않고 육성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언론은 정씨가 자신의 혐의에 대한 방어막을 치기 위해 변호사의 법률 조언이나 가이드라인을 잘 숙지한 것처럼 보였지만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을 했다고 보도했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씨는 성격이 사촌언니인 장시호 씨를 상당히 닮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씨가 장 씨처럼 검찰에 오면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기대이다.
정 씨의 성격과 관련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노 씨는 지난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정유라 씨는 여과 없이 이야기한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정 씨를 '럭비공' 수준이라 표현하며 "툭 건드리면 탁 어디로 튈지 몰라 삼성과의 관계를 밝히는 핵심 증언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씨는 당시 덴마크 현지 인터뷰에서 "나는 학교에 대해 한 개도 모른다. 전공이 뭔지도 모른다. 아이 때문에 입학식도 안 갔다"며 "이대에서 어떤 과목을 들은 적도 없고 시험을 단 한 차례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대에 입학했지만 전공도 모른다고 솔직히 털어놓은 것이다.
정 씨의 활달하고 거침없는 성격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지난 2016년 9월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 의료학과 이인성 교수가 베이징 패션쇼 수업에 참가했을 때이다.
다른 학생들은 이미 중국에 도착했지만 정 씨는 나중에 혼자 귀저우 공항에 도착했다. 당시 이 교수의 지시에 따라 유모 교수가 공항에 마중 나갔다. 공항에서 정 씨를 태우고 숙소로 이동한 뒤 유 교수는 정 씨에게 "유라 학생. 내가 2과목을 가르친 강사야"라고 하자 정 씨는 주저하지 않고 "학점 잘 주셨던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정 씨가 수업에 참가하지 않았기때문에 유 교수는 이날 정 씨를 처음 만났다. 그런데도 정 씨는 낮을 가리지 않고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특검 관계자는 "정유라 본인도 아는게 많을 것이다. 승마도 본인이 당사자이지 않은가. 물론 버틸 가능성도 있겠지만 더이상 해외체류가 의미없다고 돌아오는 만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털어놓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 씨는 덴마크 인터뷰 당시 삼성의 특혜 지원 의혹을 묻는 질문에 "삼성이 차랑 말이랑 가져간다고 해서 알겠다고만 했다"며 "(코레스포츠 계약과 관련해서는) 그런 것(회사일) 하시는 분이 따로 있는데, 그 분이 포스트잇에 딱딱 붙여놓으며 나는 사인만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도 "조사를 하다보면 의외의 진술이 나올 수 있다"며 "특히 삼성 승마와 관련 본인이 지금까지는 엄마에게 모두 미루고 있었지만 옆에서 보고 들은 것을 얘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농단' 최순실 씨가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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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송환으로 최순실 씨 심경 변화 올까
두번째는 어머니 최순실 씨의 심경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최 씨는 그간 재판정에서 여러차례 딸에 대한 안타까움을 호소해 왔다. 최 씨는 24일 이대 입학·학사비리 공판에서도 "걔(정유라)는 영혼이 죽고 육체만 살았는데 어린 자식이 잘못될까봐 자기 삶을 지키고 있다"며 흐느꼈다.
그러면서 "저는 어떤 벌을 받아도 상관 없지만 애는 고등학교 잘리고 국제대회에 못 나가게 됐다"며 "나라에서 꿈과 희망을 다 지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딸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 것이다.
정 씨가 덴마크 체류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한 것은 최 씨와 상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고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버텨봐야 별무소득이라는 판단 등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정 씨 송환으로 삼성 승마 특혜지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길 내심 기대하는 눈치이다.
특검관계자는 "정 씨가 애도 아니고 성인인데 어느 정도까지 (승마특혜 지원을)알고 있을 것이라며 '모르쇠'로 발뺌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증거적으로 '제로'에서 출발했던 수사였던 만큼 정 씨 송환은 어떤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 전 대통령때문에 한계는 있겠지만 최 씨가 딸에 대해 끔찍하게 여긴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쪽이든 태도변화를 위해 노력을 해야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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