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분과위원장 발언 |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5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향후 5년간의 농식품 과제와 대통령선거 공약 이행 방안 등을 점검하고 토의했다.
국정기획위는 쌀값이 가마당 12만원대로 떨어졌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위에서 개최된 농식품부의 경제2분과위원회 상대 업무보고에서 이개호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현재 쌀 가격이 수확기 때보다 더 떨어져 가마당 12만 원대까지 추락한 상황"이라며 "지역구에 가면 돌아다닐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임에도 밥쌀용 쌀 수입 공매까지 강행됐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1번이 농·어업을 직업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업이 아니라 의지를 밝히는 것으로 공약이 제시됐다는 것은 농업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쌀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위중한 시기이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쌀값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쌀값 안정 대책으로는 쌀 생산조정제 시행을 위한 예산과 시기 등 구체적인 방안이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쌀 생산조정제는 벼 농가가 다른 작물로 전환하면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마다 쌀 소비는 줄고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데, 쌀 수요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결국 쌀 생산량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쌀 생산조정제는 이런 점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새 정부 역시 쌀 목표가격 인상과 더불어 생산조정제 시행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가 소득보전을 위한 쌀 목표가격을 인상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생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국정기획위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쌀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현실화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공약대로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면 18만8천 원인 쌀 목표가격은 19만 원대 중반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쌀값의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목표가격을 올리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는 일이 된다.
쌀 변동직불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쌀값 폭락으로 정부가 보전해줘야 할 차액이 전년의 두 배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농업보조총액(AMS) 한도를 다 채우고도 예산이 모자라 변동직불금이 당초 계산보다 낮게 책정됐다.
농식품부는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말 터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올해 초 구제역 사태로 지적을 받은 가축전염병 방역 개선 대책에 대한 계획도 보고했다.
보고는 지난달 농식품부가 발표한 방역 개선 종합대책과 문 대통령의 공약집 내용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방역 체계 개선책의 하나로 정부 부처 내 축산 진흥 정책과 수의·방역 업무를 분리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남도지사 시절 지역 내에서 시행한 '100원 택시'를 전국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도는 농촌, 산촌, 어촌 어르신들이 100원만 내면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는 일종의 농·어촌 복지 제도다.
문 대통령은 '100원 택시' 제도를 전국에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예산 문제 등 현실적인 부분이 있어 당장 전국적으로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이날 업무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공약 과제 등을 담은 예산안을 이달 30일 기획재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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