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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지역현안을 정쟁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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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철 기자]
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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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충북 충주시청 탄금홀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서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5.23. /뉴시스
지난 23일 충주시청 탄금홀에서 도민과의 대화가 열렸다. 이시종 지사가 충주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도정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충주가 고향인 이 지사로서는 이 행사가 금의환향의 의미가 담긴 영광스런 자리였지만 그는 이날 고향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봉변을 당했다. 이날 충주시청에 도착한 이 지사는 충주에코폴리스 원안 사수를 주장하며 1인 피킷시위에 나선 자유한국당 시의원과 맞닥뜨렸다. 이 지사는 자신을 비난하는 해당 시의원을 끌어안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에 입장한 이 지사는 다시 자유한국당 도의원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 지사가 에코폴리스 사업 중단한 배경을 설명하자 마이크를 요청한 해당 도의원은 "배은망덕하다"는 막말까지 써가며 이 지사를 맹비난했다. 이 지사와 같은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이같은 발언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서로 간 고성이 오가는 등 볼썽사나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이날 에코폴리스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자리에 정작 에코폴리스사업 중단의 피해당사자인 사업지구 주민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행사 바로 전날인 22일 충주 출신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이 에코폴리스주민대책위 관계자들을 찾아가 도민과의 대화장소에서 항의하도록 부추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도민과의 대화가 있기 전날 충주 출신 3명의 도의원들이 주민들을 찾아와 '도의회는 에코폴리스 원안 사수를 위해 특위까지 구성해가며 노력하고 있다. 도의회가 싸워줄테니 대책위 주민들은 도민과의 대화 장소에 참석해 에코폴리스사업 재개를 주장해 달라'고 종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미 지난 19일 이 문제로 이시종 지사를 만나 보상대책을 제시했고 이 지사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도의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도지사와 당을 달리하는 도의원들이 대책위를 찾아와 은근히 집회를 유도하는 모습이 이 문제를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위해 정쟁으로 몰고가려는 것처럼 보여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도의원들이 이번 행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자신들과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달리하고 있는 도지사를 공격하기 위해 피해당사자인 주민들을 끌어들이려 한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기에 앞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우선 고려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지역의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여야 모두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진정성을 갖고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 문제는 무엇보다 피해당사자인 해당지역 주민들의 입장이 우선 고려돼야 하는 것이 맞다.

중부매일

정구철 충북 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기자
충주에코폴리스는 이미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평가를 받은 사업이다. 이 문제가 이렇게 흘러오도록 방치한 도의원들에게도 일부의 책임이 있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다. 이번 과정을 지켜보면서 과연 해당 도의원들이 피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의지를 갖고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혹시라도 이 문제를 그저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려 했다면 그들은 위정자가 아닌 위선자라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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