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특수활동비 축소" 공직사회 후폭풍 예고

◆ 文정부 안보·외교정책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영수증 처리가 없어 '눈먼 돈'으로 불렸던 정부의 연간 약 9000억원 규모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부터 솔선수범해서 올해 남은 특수활동비 중 42%인 53억원을 줄여 청년일자리 창출에 쓰기로 했다. 또 문 대통령은 가족생활비 등 모든 개인적인 비용을 대통령 봉급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혀 공직사회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 3층 소회의실에서 취임 후 첫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해 △특수활동비 개선 △한미 정상회담 준비 △국민인수위원회 운영 계획 △주요 경제 상황 등 네 가지 사안을 보고받고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방안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두 가지를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격의 없는 토론 형식으로 '대통령 말씀 받아쓰기' '계급장' '사전결론' 등이 없는 이른바 '3무(無) 회의'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식회의 식사를 제외한 개인적인 가족 식사, (칫솔 치약 등) 사적 비품 구입 등 비용을 사비로 결제하겠다"고 밝혔다. 관저에 가족 식사 대장을 만들어 모든 비용을 정리한 뒤 대통령 한 달치 급여에서 공제하는 방식이다. 대통령과 가족의 사적 비용을 대통령 개인에게 청구하는 미국 백악관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국민 세금인 예산으로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게 대통령 의지"라고 설명했다.

또 청와대는 대통령비서실의 올해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예산(161억원)에서 현재 남아 있는 126억원 중 42%(53억원)를 절감해 청년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내년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예산도 올해보다 31%(50억원) 축소한 111억원을 국회에 요구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국가인권위원회 위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부 부처에 인권위 권고 수용률을 높이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국가기관과 기관장 평가 항목에 인권위 권고 수용지수 도입을 검토하도록 했다. 또 인권위의 대통령 특별보고 정례화를 부활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 밖에 "10조원 규모 일자리 추경안을 차질 없이 준비해서 6월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 회의에서는 경제동향보고와 관련해서 가계부채 대책을 강구하자고 요청했다.

[강계만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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