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 도중 생각에 잠겨있다. [김호영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25일 이틀째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입법 로비, 불법 당비 대납, 보은 인사 의혹을 집중 추궁받았다. 야권은 전날 이 후보자의 아들 병역면제, 부인의 위장전입, 세금 체납 등에 이어 세밀한 도덕성 검증을 이어갔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가 2011년 국회의원 시절 대한노인회 세제 혜택 법안을 내고 같은 기간 노인회 간부로부터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면서 "법안 제출일과 후원금 납부일이 같다. 두 날짜가 같다고 하면 대가성 입법 로비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후원한) 나 모씨는 고향 초등학교 후배이고 2000년 국회의원 첫 당선 때부터 매달 10만원씩 1년에 120만원을 후원해온 정기 후원자 중 한 사람"이라면서 "문제된 500만원 후원은 제 선거가 임박해 액수를 늘린 게 아닌가 한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2011~2013년 나씨로부터 매년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또 "제 인성이 굉장히 깡그리 짓밟히는 것 같은 참담한 느낌이 든다"면서 "제가 국회의원 하면서 무슨 장사를 했겠느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도 "나씨가 의료기기 판매업자였고, 이 후보자가 당시 보건복지위원으로 후원금을 받은 것은 이해충돌 방지 차원에서 청탁금지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도 "그럴 소지가 있다"고 인정했다.
2014년 전남도지사 선거 당시 불법 당비 대납 의혹과 대납자 보은 인사도 도마에 올랐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 최측근이 당비 5000만여 원을 대납해서 모두 구속됐고, 주범은 1년2개월 실형을 살았다"면서 "5000만원의 출처가 어디냐. 후보자께서 주시지 않았느냐"고 다그쳤다. 이어 "더 개탄스러운 것은 측근이 출소한 뒤 전남도에서 월 300만원 받는 정무특별보좌관으로 채용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형이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공무원으로 채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당비 대납 사건은 부끄럽게 생각한다. 충분히 챙기지 못한 불찰이 크다"면서 당비 대납 전과자에 대한 보은 인사와 관련해서는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 채용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근거는 있다. 그 사람의 역량을 활용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날 이 후보자는 미술 교사 출신인 배우자의 그림 판매가 당초 2점이라고 했던 것을 5점으로 수정했다. 강 의원은 판매 리스트를 비공개한 이 후보자를 비난하며 "그림 몇 점 팔고 탈세했나, 안 했나보다 이게 더 결격 사유다. 총리는 정직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 후보자의 배우자 그림 대작(代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전혀 사실과 다른, 대단히 심각한 모욕"이라면서 "(아내가) 집에서 잠도 안 자고 그림 그리는 걸 봤다"며 적극 방어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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