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 성장세 긍정적 평가
가계부채에 근원물가까지…"아직 먼 금리 인상"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경기가 좋아지고 있지만 물가가 크게 오를 만큼은 아니다.’
이번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판단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경기가 개선됐으니 금리 인하 필요는 사라졌지만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 만큼 오르는 것은 아니어서 인상할 이유도 없어졌다는 의미다. 시장에서 연내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점치는 근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사 채권 분석 연구원들은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한은이 가진 경기 회복 자신감이 커졌다고 이제 금리 인하 가능성은 닫혔다고 판단했다. 통화정책 방향 문구를 보면 한은 금통위는 국내 경제에 대해 2월엔 ‘완만한 성장세’라고 언급했다가 4월 ‘성장세 다소 확대’에서 이번달 ‘성장세 확대’로 점차 긍정적으로 평가를 바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지금 여건에서 볼 때 7월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은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종전보다 0.1%포인트 올려잡았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새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한다면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더욱 높일 것”이라며 “금리 인하 사이클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고 했다.
그렇다고 연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증권가는 진단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 자신감이 강해졌지만 새 정부 정책 효과와 경기 회복 추이를 지켜볼 것을 시사했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경제성장률 상향에도 물가상승률이 1.9%로 목표치인 2.0%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 또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직 안심하기 이른 가계부채 문제 또한 통화정책 운신의 폭을 좁힌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채권팀장은 “소비를 중심으로 아직 내수 경기가 회복되지 않았고 수요 견인 측면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이 1% 중반 밖에 안돼 한은은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기엔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한은 통화정책의 주요 점검요인으로 손꼽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이는 그다지 영향 주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1대1 대응하지 않음을 재차 언급하며 “한·미 간 장기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데 따른 부담을 다소 줄여줬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인상 시기로 내년 2분기께를 점치면서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정책 방점을 두면서 명목 임금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하반기 수출 호조, 새 정부 기대 등으로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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