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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부촌랜드마크 경쟁… 층수제한 등 규제 걸림돌 한강 변 재건축열풍 어디에 투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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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변 부촌아파트 지도가 바뀌고 있다.

1970년대부터 들어선 용산구 동부이촌지구와 강남구 압구정지구·서초구 반포지구·송파구 잠실지구의 한강 변 아파트들이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부촌 랜드마크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강 변 아파트에 대한 서울시의 ‘최고 35층 층수제한’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시행 등으로 단지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원조 부촌인 강남·용산구 일대 한강 변 아파트들이 다소 불리한 상황을 맞은 가운데 21세기의 ‘한강르네상스’에 따라 지정된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뚝섬특별계획구역이 신흥 부촌으로 변화를 예고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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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반포-한강 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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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촌 대명사 압구정·청담동의 변신

서울 강남구는 부동산 투자 불패 신화가 여전히 빛을 발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노른자로 꼽히는 동네는 ‘강남 중의 강남’이라는 청담동과 압구정동이다. ‘2000년대 청담동 며느리’와 ‘1990년대 오렌지족(族)’으로 상징되는 두 동네가 겨룬다면 어느 쪽이 승자가 될까.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가능성과 맞물려 요즘 재건축 시장의 중요한 잣대가 된 ‘사업 진행 속도’로 놓고 보면 청담동이 확연한 우위를 가지게 된다.

올해 청담동에서는 고급주택이 줄줄이 일반 분양에 나선다. 법 규정상 올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등)은 초과이익환수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청담동 분양 물꼬를 튼 것은 60억원 선을 넘나드는 ‘고급주택’이다. ‘더 펜트하우스 청담’은 3월 분양을 시작했다. 이곳은 호텔, ‘청담 엘루이’를 재건축하는 빌라(연립주택)다.

더 펜트하우스 청담은 대지면적 2588㎡에 지하 6층~지상 20층, 총 29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고급단독주택·빌라는 계약면적을 기준으로 분양된다.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하는 아파트와 다르다. 계약면적은 전용면적과 공용면적을 합친 면적이다. 더 펜트하우스 청담(2019년 완공예정)의 경우 계약면적을 기준으로 701.04㎡형 27가구와 1014.84㎡형 펜트하우스 2가구로 구성된다. 최고층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180억원에 이르고 나머지의 분양가는 70억~110억원으로 책정됐다.

인근 ‘청담 씨티아파트 1차’(2019년 완공 예정)를 재건축해 짓는 고급 빌라 ‘원에이치’도 분양에 나섰다. 지하 3층~지상 19층 규모로 계약면적은 521~624㎡형 복층 10가구와 단층 19가구 등 총 29가구로 구성된다. 역시 한강이 내다보이는 곳으로 분양가는 60억~180억원 선이다. 갤러리아 백화점 인근 청담동 효성빌라를 재건축한 ‘효성빌라 청담 일공이’(2018년 완공예정)도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로 계약면적은 568~683㎡형 총 35가구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15가구를 분양한다. 일부는 한강조망이 가능하고 분양가는 60억~90억원 선이다.

한편 하반기에는 아파트 분양이 이뤄진다. 오는 11월께 청담동 삼익아파트(1980년 입주)가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3년 재건축 조합을 설립한 후 2015년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지상 12층 총 888가구인 청담 삼익은 시장 최고 35층에 총 1230가구(임대 140가구 포함)로 다시 지어질 예정이다. 바로 옆에 자리한 청담자이(총708가구)의 2배 가까운 대단지로 총 1230가구 중 157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올해 4월 시세는 15억9750만원 선으로 지난해 같은 달(14억2000만)에 비해 1억7000만원 이상 올랐다.

반면 압구정 지구는 대부분 추진위원회 상태이고 층수제한 등 걸림돌 때문에 사업추진이 급물살을 타지는 못하고 있다. 압구정 지구는 현재 115만여㎡에 걸친 24개 단지에 1만여 가구가 살고 있다. 주거·상업·교통·기반시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지구단위계획’ 형식으로 추진된다. 총 24개의 아파트 단지는 6개의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뉜다.

3월 말 구현대(압구정 3구역·현대 1~7차, 10차, 13~14차)의 일부인 압구정3구역은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동의서 접수 건수가 전체 가구 수의 50%를 넘겼다. 당시 강남구청 발표에 따르면 구현대 주민동의율이 48%선으로 동의서 접수 절차가 진행 중이다. 1만여 가구에 이르는 압구정 지구에서 구현대는 3800여 가구로 규모가 가장 크다. 강남구청이 주민 동의 50% 이상 여부를 공식 확인하게 되면, 압구정 구현대는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강남구청 도시환경국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공식적으로 주민 동의 50%를 넘긴 구역은 4구역(현대 8차, 한양 4·6차)과 5구역(한양 1·2·3차)뿐”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본궤도’의 첫 단추 격인 조합설립이 공식적으로 이뤄진 곳은 압구정 6구역에 속하는 한양7차뿐이다. 압구정 5구역에 속하는 한양1단지는 지난 1월 압구정 일대 처음으로 주민동의율 50%를 넘겨 5구역에선 처음으로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압구정 4구역도 추진위 결성을 앞두고 있다.

압구정 2구역(신현대 9·11·12차)의 경우 최근에 신현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출범해 강남구청에 단체설립 신고를 냈다. 이외에 일반 재건축 방식을 지향하는 재건축추진준비모임(가칭)과 재건축 추진을 반대하는 신현대 주민소통협의회 등이 활동 중이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이 없어 주차난이 있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잘 보존된 아파트를 굳이 재건축하기보다는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하다는 실거주 겸 실소유자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며 “시세는 오르고 있지만 투자자들도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당장 재건축 추진을 기대하며 사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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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변 재건축 주도하는 서초구 반포·잠원

‘재건축의 메카’로 통하는 서초구에서는 반포동 대장주인 주공1단지와 올 하반기 일반분양을 앞둔 신반포6차를 눈여겨볼 만하다. 한강 조망권이나 일반분양에 따른 사업 수익성을 감안하면 반포주공1단지가 선호되지만 사업 단계상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시 적용대상이 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사업 속도가 빠른 신반포6차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오는 6월 분양시장에 나오는 잠원동 센트럴자이(구 신반포6차, 1980년 입주)는 757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일반분양은 145가구다. 지난해 10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다. 서울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을 단지 바로 앞에 둔 초역세권으로 반포대교 접근도 쉽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일부 동·층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반원초와 신반포중, 경원중 등이 가까운 장점이 있다”며 “현재로선 조합원 매물은 없고 수요자들이 일반분양을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한강 조망권’이 있는 반포동 주공1단지 1·2·4주구는 문화공원(덮개공원)과 관련한 설계 외에 지하차도와 공공청사, 초·고교 신설을 담은 조합 정비계획 변경안 공람을 지난달 끝냈다. 학군과 교육·생활 인프라스트럭처를 모두 갖춘 한강 변 대단지다 보니 GS건설과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대형사들이 벌써부터 시공권을 따려고 물밑 작업을 벌이는 중이지만 올해 안으로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2·4주구의 경우 조합 계획대로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호가만 오르락내리락한다”며 “84㎡형의 경우 25억원 선을 부른다”고 말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1억5000만원 선이던 같은 면적의 시세는 올해 4월 25억3500만원 선으로 뛴 바 있다.

‘주구(住區)’는 초등학생들이 도로를 건너지 않고 통학할 수 있는 주거단위구역으로 반포1단지는 모두 4개 주구로 나뉘어 있다. 올림픽대로 남쪽 한강 변 1·2·4주구를 통합한 조합과 남쪽으로 반포천에 자리 잡은 3주구 조합이 별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3주구는 1·2·4주구와 달리 한강 조망이 어렵지만 남향 위주 설계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3주구 조합은 이르면 오는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연내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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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한강 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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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초고급 주상복합의 잔치

한강 변 아파트 층수제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선 고층 개발이 한창이다. 성수동 일대는 2009년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한강공공성 회복선언) 구상에 따라 발표된 5개 전략정비구역(성수·여의도·합정·이촌·압구정) 중 한 곳이다. 나머지 4곳은 해제됐지만 성수동은 한강 변 50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최후의 전략정비구역’으로 남으면서 투자자들이 찾아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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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4일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성수1구역)는 조합 창립총회를 열었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1월 말 이미 조합 설립을 위한 법적 기준(소유자 등의 동의율 75% 이상)을 충족했다”며 “4월 중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합 창립총회는 사업이 공식적으로 첫걸음을 떼는 ‘조합 설립’의 몸통에 해당하는 단계다. 이것이 통과되면 이후 조합설립과 사업인가·관리처분인가 등의 단계를 밟게 된다. 성수1구역은 같은 날 열린 총회를 통해 설계자(건원건축사사무소)도 정했다.

성수동 1~2가에 걸친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총 4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 중 성수1구역은 면적 19만4398㎡에 총 2909가구(임대 포함)가 들어설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1구역은 총 3개동을, 인근 2~4구역은 각각 2개동을 최고 50층까지 지을 수 있다. 사업 단계상 가장 앞서 있는 성수4구역은 이미 지난해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다. 인근 2·3구역도 조합 설립을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2구역 추진위원회는 지난 3월 9일 설계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설계자를 정한 후 건축계획을 마련해 조합창립총회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3구역 역시 조합설립을 위해 구역 내 소유자들로부터 동의서를 받는 중이다.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된 2009년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던 성수동 일대가 눈에 띄는 개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시장 호재와 규제의 반사효과 덕이다. 시장 측면에서는 2015~2016년 서울 재개발·재건축 투자 열기가 돌았던 데다 이 시기 성수전략정비구역 인근 ‘분당선 서울숲역세권 상업복합시설개발·뚝섬 제1종 지구단위계획’이 궤도에 오르면서 호재가 부각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시가 전략정비구역에 해당하지 않는 성수동1가 일부 지역에 대해 용도 변경(1종 주거지에서 2종 주거지로 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층수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뚝섬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올 들어 강남권 재건축 대표 단지들이 서울시의 35층 높이 규제에 걸려 시와 갈등을 빚는 상황이 부각되면서 성수전략정비구역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서울시의 한강 변 아파트 재건축 가이드라인은 ‘최고 35층·용적률 최대 300%·공공기여율 15%’이다. 반면 성수전략정비구역의 경우 공공기여율을 30% 내외로 높이는 대신 ‘최고 50층·용적률 300% 이상’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성수1지구 다세대 주택(빌라)의 경우 대지면적 31㎡이 6억원 선이고 4지구 빌라(대지면적 33㎡)도 6억원 선이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수가 이뤄지는 반면 선뜻 팔려는 사람도 드물다 보니 시세는 계속 오른다”고 말했다. KB시세에 따르면 성수1지구에 속하는 한강변 조망권 동양메이저 전용 85㎡형은 지난해 4월 6억9500만원이던 것이 지난달 4월 8억5000만원으로 뛴 후 현재 호가는 9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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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한강 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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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한강 변 원조 부촌 용산, 한남뉴타운과 원효로 개발

한남뉴타운은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한남동·보광·이태원·동빙고동에 걸친 대규모 재개발 사업단지다. 남산 자락과 한강 사이에 위치해 있는 데다 전체 면적은 111만205㎡에 달하고, 재개발 후 1만 가구 넘게 새 주택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강북의 ‘압구정 지구’로 불린다.

최근에는 한남뉴타운 총 5개 구역 중 1구역이 구역 해제됐다. 현재 1구역을 제외한 4개 구역은 조합이 구성돼있다. 나머지 구역들은 서울시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내에서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가장 면적이 넓고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한남뉴타운 3구역은 서울시가 촉진계획 변경 결정을 하는 대로 오는 7~8월 중 건축심의를 받는다. 내년 중순쯤 시행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보니 조합원과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한편 한남 2·5구역은 기존에 조합이 마련한 재정비촉진계획안을 보류하고 서울시 공공건축가와 함께 시의 가이드라인에 맞는 계획안을 새로 짤 예정이다. 시의 규정에 따르면 2000가구 이상 대규모 정비사업장은 공공건축가가 총괄계획가(MP)로서 사업의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 한남 2·5구역이 공공건축가 방식을 선택한 것은 인근 한남 3구역이 공공건축가와 손잡고 마련한 설계안이 빠르게 심의를 통과한 것을 감안한 결과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도 이어진다. 사업이 빠른 3구역의 시세가 다소 높다. 대지면적 25㎡인 1구역 빌라의 매매 호가는 11억원으로 같은 면적인 5구역(8억2000만원)보다 다소 높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2·5구역 소식이 전해지면서 5구역 단독주택 건물(구 32평형·25평형 분양권 2개 받을 수 있는 물건)이 12억2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며 “투자 시 분양대상조합원과 현금청산조합원, 상가분양대상과 공동주택분양대상을 구별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효로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지구단위계획구역 개발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원효로 4가 114-40 일대 3만1000여㎡ 면적의 부지에 비즈니스 호텔 1개동, 오피스텔을 포함한 업무시설 4개동을 갖춘 최고 48층 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원효로 용지는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로 이용되던 곳으로 최근 일산으로 서비스센터를 이전한 후 현재 거의 비워져 있는 상태”라며 “복합개발을 위해 해당 토지 용도를 기존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지구단위계획구역 제안서를 4월 용산구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계획안 심의권을 가진 서울시 측은 “현대차 원효로 용지는 아직 사전 협의 단계라서 지구단위계획안의 통과 가능성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련 부서와 현대차 측의 사전 조율이 끝나면 지구단위계획안 주민 공람이 이뤄진다. 이후 계획안은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사를 받게 된다. 용도지역이 2종주거에서 준주거로 두 단계 상향 변경되면 같은 면적의 땅에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개선된다. 인근에서는 한강 조망권을 가진 산호아파트(1977년 입주)가 최근 조합설립 총회를 마쳤다.

[김인오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0호 (2017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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