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일한 일용근로자의 해고수당 청구, 헌재 판단은

병원 조리실 일용직, 해고수당 지급 거부당하자 위헌소송

헌재 "3개월 미만 일용근로자 예외 조항은 합헌" 기각

3개월 미만의 일용 근로자에게는 근로기준법상의 해고 예고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A씨(33)가 낸 헌법소원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몇 달 동안만 일할 자리를 찾다가 한 대학 병원 조리실에서 일당 7만 원의 주방 보조 일을 얻었다.

처음엔 6개월 동안 일할 생각이었지만 급식업체는 분할 계약을 해야 한다며 한 달짜리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한 달이 다 되어 갈 무렵 A씨는 사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에 A씨는 근로계약 기간 만료에 따른 해고 수당을 청구했지만 거부당했다. 3개월 미만의 일용근로자는 해고수당을 청구할 수 없다는 근로기준법 예외 조항 때문이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같은 법 제35조는 3개월 미만 일용근로자에 대해서는 30일 전에 해고를 알릴 필요가 없다고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A씨는 이 조항이 일용 근로자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경제적 빈곤상태를 야기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A씨의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로 기각했다. 헌재는 “일용근로자는 ‘그때 그때 필요에 의해 사용되는 근로자로 1일 단위 혹은 시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급여를 계산해 받는 자”라며 “성질상 일용근로자에게 해고 예고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또 “만약 근속기간 3개월 미만의 일용근로자를 해고할 때 30일 전 예고를 하게 하거나 30일분 이상 통상임금을 해고예고 수당으로 지급하도록 한다면 이는 사용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며 “해고예고제도의 취지와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유길용 기자 y2k753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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