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협상에 초당파적 접근주문…"韓美정상 눈과 어깨 맞대야"
"北에 이란 핵해법이 맞을지 모르지만 그런 채널·대화 필요"
대담하는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차관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트럼프가 선제공격을 하리라 믿지 않는다.왜냐하면 매티스와 맥매스터는 그 결과가 어떨지 알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대선 후보의 외교책사이자 이란 핵협상을 이끈 웬디 셔먼(68) 전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24일(현지시간) 미주한인위원회(CKA)가 마련한 초청대담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 때부터 대북정책 및 북한 핵·미사일 협상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셔먼은 이날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 조너선클럽에서 열린 'CKA 북한정책 공개토론'에 참석해 필립 윤 플러그셰어스펀드 사무총장과 대담했다.
셔먼 전 차관은 "세상에는 잘못 계산하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겨냥해) 선제공격을 하리라 믿지 않는다"면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의 행동'을 말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셔먼은 "그들(매티스·맥매스터)은 결과가 어떨지 알고 있다. 유혈전쟁의 대가도 그 누구보다 잘 안다"며 "전쟁은 미국이 이기든, 한국이 이기든, 일본 등 주변국이 어떤 이익을 얻든 간에 그 파괴적 재앙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셔먼 전 차관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이복형을 암살하도록 한 걸 보면 조부(祖父) 또는 부(父)보다 더 잔혹한 면이 있지만, 지금 그는 북한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김정은의 경우 나름대로 패러다임을 갖고 있다. 자리에 앉는 방식과 세상을 보는 눈이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나 이라크의 후세인처럼 핵을 갖고 있어야 스스로 파괴되지 않는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셔먼은 북한 핵 위협에 대처하고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미국 정부와 의회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초당파적 접근'을 주문했다.
진행자와 토론하는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차관 |
경제제재 이후 6라운드에 걸친 이란과의 핵협상을 지휘하며 2015년 7월 기념비적인 빈 합의(이란 핵협상 타결)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한 셔먼 전 차관은 "이란과의 핵 협상에는 수백 명의 미국 관리들이 관여했다. 백악관부터 국무부, 국방부, 재무부, 정보기관까지 안 끼어든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서도 민주·공화당이 여지껏 해보지 못한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이란의 경우 석유 제재를 잘 이용해서 협상을 끌어갔다. 북한에 적용하면 잘 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런 채널과 같은 대화가 필요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셔먼은 "이란은 이웃나라와 소통하고 주민들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사회이지만, 북한은 훨씬 더 고립된 상태여서 이란과 같은 접근법이 통할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달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한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매우 중요한 서밋(정상회담)이 될 것"이라며 "눈을 맞대고,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으면 (대북 현안과 관련해) 어떤 것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심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셔먼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까지 연달아 동북아시아를 다녀간 점을 상기시키면서 "여행은 정책이 아니다. 군사공습도 정책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에는 제대로 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셔먼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인 2011∼2015년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냈으며 현재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그룹 시니어 카운슬러를 맡고 있다.
웬디 셔먼 전 차관 대담에 쏠린 재미 한인 패널들의 눈 |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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