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병대사령관, 北정세 변화에 "다른 선택지도"
일본 오키나와현의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자료사진)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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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군이 북한 정세 등에 따라 일본 오키나와(沖繩) 주둔 해병대 부대의 태평양 괌 이전 계획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은 24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 출석, 주일미군 해병대 이전 문제와 관련해 "최근 뉴스에서 볼 수 있듯 전략적 정세가 바뀌었다. 적국의 능력이 역학관계를 변화시켰다"면서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이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일 양국 정부는 2013년 열린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통해 오는 2020년 이후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부대를 미국령 괌으로 이전한다는 데 합의했었다.
이에 따라 미군은 현재 진행 중인 오키나와현 기노완(宜野灣)시 소재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 지구 이전 공사가 완료되면 오키나와 주둔 병력 2만8000여명 가운데 9000명을 괌과 하와이 등지로 이전 배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넬러 사령관은 이날 상원 답변에서 "일본 정부와의 합의라는 정치적 이유가 있기 때문에 우린 괌으로의 이전을 통해 오키나와의 병력을 줄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괌에서도 훈련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즉각 대응능력 또한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미군 내에선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를 괌으로 옮길 경우 유사시 이들을 전방에 투입하기 위한 운송수단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미군 주둔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 때문에 괌 현지에 새로운 훈련시설을 설치하기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넬러 사령관의 답변은 일단 오키나와의 해병대 부대를 괌으로 옮기기에 앞서 부대 운용에 필요한 운송수단과 훈련시설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 회계감사원(GAO)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엔 오키나와에 있던 해병대 병력 일부를 재배치한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기지의 경우 훈련시설 등이 부족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넬러 사령관 또한 이날 답변에서 현재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가 운용 중인 전투기나 수송기·헬리콥터 등의 항공기를 "일시적으로나마" 괌이 아닌 다른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넬러 사령관이 언급한 '적국의 능력'과 '전략적 정세 변화'가 사실상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 정세 등에 따라 부대 이전 계획 자체에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일본 오키나와현민들의 집회(자료사진)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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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넬러 사령관의 발언과 관련,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괌 이전을 포함한 "주일미군 재편은 올 2월 일·미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는) 거기에 따라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오키나와 주둔 미군의 괌 이전이 지연되거나 계획이 변경될 경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음을 염두엔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오키나와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현지 주둔 미군들의 소비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컸지만, 이후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그 비중이 크게 줄었다. 반면 미군 관련 범죄나 사고는 시간이 갈수록 정도가 커지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오키나와 현지의 일부 주민들은 아예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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