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적 통치 스타일 관심…과제는 경제위기 극복
24일(현지시간) 신임 대통령에 취임한 레닌 모레노.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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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지난달 에콰도르 대선에서 승리한 국가연합당(AP) 소속 레닌 모레노(64)가 24일(이하 현지시간) 신임 대통령에 취임했다.
엘 우니베르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레노 대통령은 이날 수도인 키토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패를 척결하고 정부 행정비용을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모레노 대통령은 "나는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다. 나는 모두에게 빚을 졌다. 나는 모두를 존경한다"며 "뒤쳐지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도록 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한국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의원과 조승래 의원도 참석했다. 에콰도르는 한반도 문제 등 국제 무대에서 한국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해주고 있는 중남미 내 주요 우방국이다.
모레노 대통령은 현지에서 역경을 딛고 성공한 인물로 표현된다. 그는 1998년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강도에 의해 총상을 입고 하반신이 마비됐으나 4년 만에 휠체어를 타고 재활에 성공, 공직에 복귀하면서 전임 라파엘 코레아 정권에서 부통령에 올랐다. 당시 그는 장애인 인권 신장을 위한 특별팀(TF)를 이끌며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달 2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야당 기예르모 라소 후보를 2.3% 포인트(약 22만6000표) 격차로 승리했다. 라소 후보는 불복 의사와 함께 전면 재검표를 주장했지만 국가선거관리위원회(CNE)는 법적 근거 미약을 이유로 11%에 해당하는 약 120만표에 한해 재검표를 시행, 모레노의 승리를 재확인했다.
부통령에는 호르헤 글라스가 취임했다. 글라스는 라파엘 코레아 전 정권에서 2013년까지 부통령을 지냈다.
모레노 대통령은 친기업 성향의 인사들을 내각에 임명하기도 했다. 중앙은행 고문 출신인 카를로스 데 라 토레를 재무장관에, 미국의 석유기업 '핼리버튼'의 전직 임원인 카를로스 페레스를 석유장관에 지명했다.
전문가들은 모레노 대통령이 코레아 전 대통령과 비슷한 좌파 정책 노선을 걷겠지만, 매우 다른 통치 스타일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했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2007년부터 10년간 에콰도르 대통령직을 지킨 인물로, 비판적인 야당과 언론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키토의 샌프란시스코대학의 분석가인 파리스 시몬은 "모레노는 대통령으로서 야당과 언론에 덜 적대적이고, 보다 우호적인 자세를 취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레노 대통령의 정책 노선이 코레아 전임 정권과 같은 성공을 가져다 줄지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에콰도르는 1990년대 극에 달한 빈부격차와 경제위기로 10년간 7명의 대통령이 교체되는 혼란기를 겪고 있었고, 코레아는 대통령 취임 직후 전면 개혁에 돌입해 정치적 성공을 얻었다.
코레아 전 정권의 대표 어젠다는 복지·사회평등정책·보조금 등이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에콰도르가 다른 남미 국가와 마찬가지로 낮은 유가와 광물 가격에 타격을 입고 있어, 모레노 정권이 사회적 비용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24일(현지시간) 레닌 모레노 신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시민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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