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중심으로 '비준동의' 거론…법적·외교적 논란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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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문재인 정부 핵심 안보 현안인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국민적 합의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동안 거론돼 온 국회 비준동의와 함께 결의안이나 관련 입법이 추진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25일 오전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의 외교·안보 분과위원회 상대 업무보고에서는 사드 배치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드와 관련해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국정기획위 내부에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책 결정 과정도 짚어봐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그동안 국방부는 "사드 배치는 이미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 합의가 조약이 아닌 만큼 국회 비준 사항도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따라서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이런 기존 입장을 재차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을 중심으로 사드 배치 관련 국회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고 배치 절차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만큼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국회에서 의견을 모으는 절차가 이뤄지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가장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방안은 국회 비준동의 추진이다.
헌법 제60조 제1항은 국회가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이나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등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과거 주한미군이 새로운 무기 체계를 도입할 때 국회 비준을 받은 전례가 없는 데다, 이번에 선례를 남길 경우 앞으로 무기 도입시 일관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한계다.
사드 배치된 성주골프장 |
또 헌법 제60조 제1항은 국가 간 합의가 조약인 경우에만 적용되는 만큼, 국회 비준동의를 추진하더라도 법적 정당성을 갖추려면 결국 먼저 미국 측과 재협의를 통해 그 결과를 조약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때문에 국회에서의 논의 과정은 거치되, 법적 논란의 소지가 있고 외교적 부담도 감수해야 하는 비준동의 절차가 아닌 결의안·건의안을 의결하거나 관련 법을 제정하는 것과 같은 제3의 방법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여야 논의를 거쳐 사드 배치 자체는 받아들이되, 정부에 배치와 관련한 보완 사항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관련 법령에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은 김천·성주 지역 주민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포함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또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은 국회 표결이 아닌 '합의'를 통해 사드 배치 논란이 해결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사드 이슈의 민감성을 고려하면 여야간 갈등의 소지가 적지 않아 쉽사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표결 없는 합의로는 국민 여론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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