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이어 'AI'를 스스로 개발하는 단계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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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인간계 최강자와의 바둑대결에서 커제 9단과을 또다시 꺾었다. 지난 1차 대국보다도 더 빨리 불계승을 거뒀다. 불계승은 계가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큰 패배를 뜻한다.
알파고의 완승은 일찍부터 예견됐다. 지난해말부터 '마스터'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바둑경기에 나선 알파고2.0은 커 9단을 포함해 바둑기사 60명을 상대로 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바둑대결했던 알파고1.0은 12개의 인공신경망 계층을 활용했지만 진화된 2.0 버전에선 인공신경망을 40계층으로 쌓아올려 더 탄탄해졌다. 이를 통해 지난 버전때보다 최소 3점 이상 주고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심지어 데이터를 집어넣지 않아도 스스로 학습하면서 더 많은 경우의 수를 고민하게 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 알파고의 개발사 딥마인드를 인수한 구글은 지난 1년간 AI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키워왔다. 'AI 퍼스트' 기조하에 최소 20여명으로 팀을 짠 AI 개발프로젝트를 수십여개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에서 AI 개발인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알파고 2.0에 활용된 '2세대 텐서프로세서유닛(TPU)' 칩이다. 지난해 구글은 일종의 AI의 두뇌에 해당하는 1세대 TPU를 활용해 이세돌 9단과의 경기시, 50개의 수를 앞서 예측해 1초당 10만개의 착점을 계산했다.
1년이 지난 현재 구글은 더욱 강력해진 2세대 TPU를 장착해 커 9단를 상대했다. 계산 능력은 훨씬 더 강화됐고 정작 사용 에너지는 10분의 1로 낮아졌다.
에너지 소모량을 절감하는 대신 더 효율적인 알고리즘과 강화학습 훈련을 통해 알파고의 성능을 배가시킨 것이다. 구글 측은 2세대 TPU를 통해 1.0 버전보다 최소 3점 이상 더 바둑 실력이 늘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TPU 고도화 덕분에 구글은 자체 데이터센터의 사용 에너지를 40% 절감하는데도 성공했다.
이미 구글의 AI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 AI 번역 모델을 훈련시키는데 기존 최고급 컴퓨터 두뇌 32개를 사용해도 하루가 꼬박 걸렸지만, 현재는 TPU 기술의 고도화로 같은 정확도로 훈련시키는데 반나절밖에 걸리지 않는다.
향후 이 TPU를 활용해 자동차와 가전제품에도 고도화된 AI 칩이 삽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AI 대중화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심지어 구글은 AI가 눈의 역할을 맡는 '구글렌즈' 외에도 AI가 스스로 다른 AI를 개발하는 'AutoML' 등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특히 이같은 원천기술을 텐서플로우라는 플랫폼을 통해 무료로 공개해 AI 시대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모바일 시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개방을 통해 주도권을 잡은 것처럼 텐서플로우를 활용, 구글 AI 기술을 AI 시대의 표준화로 삼겠다는 의도다. 실제 커 9단을 상대한 알파고 2.0의 2세대 TPU 역시 텐서플로우를 활용해 개발했다. 국내 IT 개발자들 역시 AI 연구를 위해 텐서플로우를 우선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1호 전산학 박사인 문송천 카이스트 교수는 "구글이 놀라운 속도로 AI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빠른 속도로 뒤처지고 있다"면서 "우리 스스로 원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만 단지 바둑대결의 승패를 따지는 데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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