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하루에 수천만원씩 호가가 오르면서 1주일새 1억원 이상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삼성동 홍실아파트이다.
25일 삼성동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달 초 15억2500만원에 시세를 형성했던 이 아파트 전용 108.06㎡가 지난주 16억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매수자들이 몰리자 결국 지난 24일 호가보다 높은 16억9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지금은 같은 평형 매물 호가가 17억5000만원이다. 한달도 안돼 매매가 기준 1억6500만원, 호가 기준 2억2500만원이 뛴 셈이다. 홍실아파트 같은 평형의 1년 전 시세는 13억6500만원이다.
홍실아파트 조합은 지난 4월 말 재건축 사업승인을 신청해 7월쯤 승인을 받고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계획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 시세를 아는 사람들은 절대 투자를 못한다"며 "비싸다 싶어도 계속 오르는 게 강남 재건축 아파트"라고 설명했다.
개포주공 4단지 전용 50㎡도 이달 초까지도 10억4000만원을 유지하다가 며칠새 호가가 5000만원 이상 뛰었다. 1년 전 9억6000만원에 거래된 이 아파트는 지금 11억원은 줘야 살 수 있다. 이 단지는 다음달 관리처분 인가 통과가 유력하다.
너도나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 투자 경쟁에 뛰어든 이유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지목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내년 부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건축을 통해 얻은 초과이익에 대한 부담금을 내도록 한 제도로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또 내년 초과이익 환수제가 부활하면 강남 재건축의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초과이익 환수를 피하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 이목을 끈다는 해석이다.
22일 기준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동구(0.51%), 송파구(0.31%), 강남구(0.26%), 송파구(0.26%) 등 강남4구 모두 서울 평균 상승률(0.20%)를 앞질렀다.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05%에 그쳤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얻은 둔촌주공 등 재건축 추진이 빠른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상승폭을 확대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간 강남 재건축 단지들 가격이 급등한 만큼 추격매수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이 상당부분 진척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면서도 "반대로 지금 투자자들이 들어가기에는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김인오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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