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업률은 4.0%대에 육박하고 청년실업률은 연간 기준 최초로 두 자릿수가 예상된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이 늘면서 청년실업률은 11.2%, 청년실업자는 50만5000명으로 역대 최고치이며 전체 실업률도 2000년 이후 가장 높다.
실업 문제는 소득 불균형과 사회 불안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하다. 역대 정부는 고용 문제 해소를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했다. 김대중정부는 외환위기 극복과 실업 문제 종합대책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실업대책위원회를, 노무현정부는 양극화 해소와 고용 친화 정책으로 청년실업대책특별위원회·고용지원센터를, 이명박정부는 세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고용전략회의와 고용노동부를, 박근혜정부는 창조경제 추진을 위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했고, 문재인정부는 청년실업 대책으로 일자리위원회, 일자리수석을 신설해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를 챙긴다고 한다.
실업 대책과 고용 정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5년마다 정부가 바뀌고,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일자리 정책이 변동되고,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정책 추진의 일관성 부족으로 고용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고용전략 2020은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세부적 실행 계획 없이 중앙정부 중심으로 추진됐다. 어떤 선진국도 단기간 내에 실업 문제를 해결한 사례는 없다. 독일과 영국이 5년에 고용률을 5% 이상 높이는 데 성공했는데, 이는 장기간에 걸쳐 직업 훈련과 노동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됐기 때문이다.
연평균 일자리 예산은 국민의정부 5조3262억원, 참여정부 1조6191억원, 이명박정부 9조2230억원, 박근혜정부 약 14조원이었다. 예산 1억원당 일자리 창출 효과는 김대중정부 7.4명, 노무현정부 17.1명, 이명박정부 2.1명, 박근혜정부는 미미했다.
한국 경제의 고용 약화 원인은 노동을 경시하는 사회 인식,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 중소기업의 저임금 체계, 서비스산업의 부족, 고용인력 구조의 불균형, 노조의 임금 상승 압력 등이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도 제조업 분야의 기업을 바탕으로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미국은 규제 완화, 인력 양성, 정책적 지원,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으로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탄생의 토대를 마련하고 건설, 제조 등의 분야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하여 기업들은 현재 앞다퉈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응책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소프트웨어 분야 창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기 때문에 IT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신산업 창출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도 소프트웨어 분야에 과감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산학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첫째, 장기적인 정부 차원의 정책 수립과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둘째, 스타트업과 인수·합병(M&A)이 활성화하도록 벤처단지 내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유도해야 한다. 셋째,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넷째, 산학연 공동으로 창의적 소프트웨어 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다섯째, 지식재산권과 무형자산에 대한 보호를 위해 관련법을 재정비해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계는 제조업에 집중된 만큼 IT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해 산업 생산성을 향상해야 한다. IT 강국의 강점을 살려 4차 산업혁명 물결에 올라타 한국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선진국으로 진입하자.
[박정일 한양대 소프트웨어학과 겸임교수·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 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