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클린턴 캠프 유착 의혹 담은 러 비밀문건
FBI, 단독 수사발표 결정…추후 가짜문건 판명나
제임스 코미 미국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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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해 대선 기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근거가 불충분한 '러시아발 비밀문건'이 핵심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FBI는 민주·공화 양당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 초 소식통으로부터 클린턴 캠프가 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법무부의 암묵적인 이해를 요구했다는 주장을 담은 러시아 정보문서를 입수했다.
해당 문서에는 로렌타 린치 당시 법무장관이 개인적으로 클린턴 캠프 측 인사에 이메일 수사가 깊숙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을 줬다는 이메일 내용이 포함됐다. 문건은 유사한 메일이 데비 와서만 슐츠 당시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과 조지소로스가 설립한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의 레너드 버내도 등에게도 보내졌다고 덧붙였다.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FBI 수사 청렴성을 훼손할 수 있는 주장이었다.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은 코미 전 국장이 지난해 7월 린치 장관에게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이메일 스캔들 수사 결과를 발표한 데는 해당 문건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코미 전 국장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다량의 기밀정보를 "극도로 부주의하게 다뤘다"고 지적했지만, 해당 기밀을 오남용할 의도는 없었다며 법무부에 불기소를 권고했다. 법무부 역시 FBI 측 수사 발표를 반영해 불기소를 결정했지만, 이메일 스캔들은 대선을 앞두고 끊임없이 클린턴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추후 FBI 자체 분석 결과, 이 문건은 근거 없는 정보를 담고 있으며, 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포한 가짜 문건일 수도 있는 것으로 판명났다.
러시아 문건에는 해당 이메일의 복사본이 포함돼 있지 않았으며, 메시지 내용 일부만을 묘사한 수준이었다. 클린턴 캠프와 법무부의 유착 의혹을 입증할 증거는 전혀 없었다는 것.
실제 슐츠와 버내도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서로 잘 알지 못하며 접촉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들은 당시 코미 전 국장에게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두둔했다. 만약 린치 전 장관이 클린턴을 기소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뒤 러시아 비밀문건이 유출될 경우 이메일 스캔들 수사 자체의 합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또한 린치 전 장관이 이메일 스캔들 수사가 끝나지 않은 지난해 7월 애리조나주 피닉스 소재 하버 국제공항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30분가량 사적으로 대화를 나눈 사실이 보도된 점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의 회동은 단순한 우연이었지만, 법무부 독립성 훼손 의혹을 제기할 만큼은 충분했던 탓이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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