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 9단은 이날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알파고와 두번째 대국에서 백돌을 잡고도 155수만에 불계패한데 대해 "한차례 내가 승리에 근접했다고 생각했었으나 후반에 갑자기 느슨해지고 말았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국 도중 가슴을 왜 가렸느냐는 질문에 "이번 판에서는 승산이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내가 승리에 근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반은 정말 좋았는데 후반 한 곳에서 그만 느슨해지고 말았다. 지나치게 긴장한 탓도 있었다. 심리적으로 충분히 침착하지 않았다. 결국 좋지 않은 수를 두게 됐는데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최대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커 9단은 또 "첫 대국에서 알파고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나왔는데 오늘은 패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쉽게 승리를 얻을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며 "오늘 대국은 피가 끓어오르게 열정적으로 뒀다"고 자평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도 알파고가 제한시간 2시간 36분을 남기고 있던 시점에 자신의 트위터에 "믿을 수 없다. 알파고의 평가로는 커제가 완벽하게 수를 두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커 9단은 전날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알파고 기존 버전과도 기력이) 석점 차이가 난다고… 맙소사"라며 "이는 무림고수들이 대결하면서 먼저 세번 칼을 휘두르도록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가 이렇게 무서운 상대와 바둑을 두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알파고와 커제의 두번째 대국 |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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