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외교 장관으로 정식 임명되면 외교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장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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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대북정책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소신을 일부 드러냈다. 북한의 도발엔 강력 대응하되 대북 인도적 지원은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만나러 갈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큰 틀에서 문재인 정부 기조와 외교방향이 일치하는 가운데, '인권' 문제에는 과거보다 강력한 유엔 기준의 잣대를 적용하는 인권 중심 외교를 펼 가능성이 엿보인다.
강 후보자는 이날 새벽 4시쯤 뉴욕발 항공편을 통해 귀국,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은 어떤 조건에서도 실시해야 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나'라는 질문에 "네. 그게 유엔의 원칙이다"라고 답변했다.
강 후보자는 "인도적 지원은 인간이 고통받는 데서 해야 하는 인류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는 게 유엔의 원칙"이라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추가 제재가 필요하냐는 질문엔 "북한의 추가도발시엔 더 강력한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청사 인근의 임시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기회가 되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러 꼭 가볼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지난번 휴가차 왔을 때 한 번 뵈러 가려고 연락했는데 마침 한 분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문을 닫았다고 했다. 그래서 못 갔다"며 평소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있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중로구 세종로대우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위안부 합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재협상을 주장한 사안으로, 향후 정부가 위안부 문제 관련 해묵은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김기정 국가안보실 차장은 "새 장관이 인권 전문가"라며 "그런(인권)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해 좋은 검토와 안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강 후보자는 다만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이 필요하냐는 질문엔 "현안에 대해서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고만 답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이 시기상조라는 일부 지적에도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쟁점 현안에 대해서는 섣불리 입장을 밝히기보다 정부의 정책 리뷰를 받고 입장을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강 후보자는 시종일관 여유롭고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질문에 응했다. 자신이 엄중한 외교안보 문제들을 풀어나갈 능력이 있다면서 장관직 수행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신의 자질을 증명하고 의혹을 적극 해명하는 등 '정면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후보자는 북핵 외교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북핵문제는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국제사회 문제로 유엔에서도 여러 번 다뤄졌다"며 "제가 외무부에 있을 때 대통령 통역을 3년 맡으면서도 북핵문제가 큰 이슈여서 정상외교 차원에서 다뤄질 때 여러 관찰을 할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 (경험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강점을 적극 피력하기도 했다. 강 후보자는 외교안보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장관으로 지명된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제가 국제무대에서 10년 일한 경험이라든가 여러가지를 고려해 부르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중책을 맡기기 위해 절 불러주신 데 대한 신뢰에 깊이 감사하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까 한다"고 말했다.
자녀의 이중국적과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보다 더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청문회 준비 방안에 대해서는 "저희가 직면한 여러 외교 사안에 대해 깊이있는 브리핑을 받고 면밀히 준비할 것"이라며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대우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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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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