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 주재하는 이주열 총재 |
'2.6% +알파' 한 달만에 경제전망치 상향 예고
1월 2.8→2.5%, 4월 2.5→2.6%, 5월 2.6→2.7% 고무줄 전망치 비판도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25일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문재인 정부들어 처음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존 전망보다 경제 회복세가 강하다"며 지난 4월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상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새 정부 출범 효과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한국은행 스스로 만들어낸 비관론을 원상복귀 시키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힘을 싣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분석이 무엇이든,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은의 경기인식에 낙관론이 번지고 있다는 공통분모가 자리한다.
이날 금통위는 새 정부의 추경편성 방침을 포함한 재정 강화 정책에 대한 통화당국의 첫 공식 입장이란 점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 등에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의 경제 판단에도 변화가 생겼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간담회에서 "여러 가지 지표 종합적으로 점검해보니 경기 회복세가 4월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다"며 "현재 여러 가지 움직임 지표로 봤을 때 7월 전망치에는 상향조정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2.5→2.6%)한 지 불과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두 달 후 있을 7월 수정 경제전망을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된데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이 투자와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중간에 수정한 것은 2011년 김중수 총재 때 이후 처음"이라며 "성장률이 후행적으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기의 큰 흐름이 바뀔 때 전망치를 실제 나오는 데이터에 맞춰서 조금씩 올리는 경향이 있다. 최근 경기에 대한 판단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올해 초에 비해 경제 전망이 좋아진 데는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된 부분도 일정부분 기여했다"며 "탄핵 결정 이후 빠르게 새 정부가 들어오면서 기존의 정치 공백을 메웠다. 탄핵이 안되고 탄핵 정국이 장기화 됐다면 올해 전반적으로 국내 경제가 암울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그랬다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월에 전망했던 2.5% 보다 더 부진했을 수도 있다"고 "1월에는 큰일 날 것 처럼 생각했던 것이고 지금은 그런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마침 반도체가 호황을 맞으면서 1월에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좋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이 총재가 강조한 것처럼 빠른 경제 회복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다.
박 연구원은 "1월에 2.8%에서 2.5%로 낮추며 과하게 제시했던 비관론은 한국은행 스스로가 만들어냈던 것"이라며 "1월 전망이 과도한 호들갑이었고 지금은 그 비관론을 다시 주워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에 한은이 보조를 맞춰 경기 회복세를 강조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7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까지 두 달 동안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7월 전망을 예단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날 이 총재는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처럼 고용지표를 통화정책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로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한국은행도 고용안정을 (통화정책의)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됐고 한은도 검토는 하고 있다"며 "앞으로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11개월 연속 동결한 것이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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