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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광교주민 '고은 시인 퇴거' 촉구에 수원시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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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형평성 어긋나…광교정수장 문제 해결 시까지 집회"

수원시 "고은 시인께 '죄송'…상황 지켜보며 창작활동 보장"

뉴스1

25일 오후 경기 수원시 상광교동 고은 시인 주거지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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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권혁민 기자 = 경기 수원시 상광교동 주민들이 광교정수장 해제 문제를 둘러싸고 고은 시인 퇴거를 촉구하고 나선데 대해 수원시가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광교정수장 해제와 고은 시인과는 사실상 상관관계가 없지만 혹여나 고은 시인이 이웃 주민들의 퇴거요구에 부담을 느껴 다른 지자체로의 이주를 결정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25일 수원시와 상광교동 주민 등에 따르면 광교산주민대표협의회는 최근 상광교동 광교산자락 아래 고은 시인 주거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시민 공간에 무상으로 거주하는 고은 시인은 당장 광교산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집회 당시 "우리 주민들은 지난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등 이중 규제 때문에 주민들은 주택 개·보수조차 마음대로 못하는데 고은 시인은 저명한 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는 생계를 이어가려는 주민들에게는 해마다 고발과 벌금 부과를 반복하면서 고은 시인에게는 조례까지 만들어 시민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주거지 리모델링은 물론 각종 공과금도 지원하고 있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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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퇴거를 촉구하는 상광교동 주민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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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고은 시인은 수원시민의 혈세로 삶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광교산 전입 후 지난 4년간 주민과 전혀 소통하려 하지 않았다"며 고은 시인의 소통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광교정수장 주변에 고은 시인 퇴거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내건 주민들은 광교정수장 해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 같은 거주지 이웃주민들의 직접적인 퇴거 요구에 고은 시인은 상당한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환경 문제 갈등이 문화 문제 갈등으로 본질이 왜곡돼 유감스럽고 고은 시인에 죄송한 마음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집회 이후 고은 시인과 접촉한 부분은 없지만 시인께서 현재 상황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고은 시인에게)유감스럽고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저희도 고은 시인에게 연락할 때는 문자로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스케줄을 잡거나 한다"며 "이는 시인이 하는 고도의 창작활동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일단은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시인의 창작활동을 침해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직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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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저수지 인근에 내 걸린 고은 시인 퇴거 촉구 현수막.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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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안성시에서 30년 가까이 거주해온 고은 시인은 수원시의 지속적인 구애를 받아들여 2013년 8월 지금의 상광교동으로 이사했다.

고은 시인을 이웃으로 맞은 주민들은 지난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등 이중규제로 인해 주택 개·보수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오던 터였다.

한편 광교정수장 해제 문제는 규제 해소를 요구하는 지역주민과 난개발 우려를 주장하는 사회·환경단체 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수원시는 광교정수장 해제 불가 방침(2015년 11월)에서 해제 방침(2016년 8월), 좋은시정위원회에 해법 위임(2016년 11월) 등을 이어오다 지난 4월 환경부가 '시민, 시민단체, 지역 주민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달라'고 요구하자 이해당사자 간 의견수렴을 위한 사회적협의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sun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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