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양적긴축 첫 발 뗀다` 공식화
시장매각 대신 재투자 않는 방식 선택
축소한도 미리 설정…석달마다 재조정까지
질서있는 긴축 위한 선택…시장충격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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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더디면서도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결국 추가적인 긴축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세 차례 양적완화(QE)과정에서 4조5000억달러, 원화로 5000조원이 넘게 매입해 쌓아둔 미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 보유규모를 줄이는 소위 `양적긴축`을 올해부터 시작하겠다는 선포다. 연준내 채권 보유규모를 줄이는 만큼 시중 유동성이 흡수되기 때문에 양적긴축은 분명한 악재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과거 긴축발작(Taper tantrum) 만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연준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5월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을 보면 당시 FOMC 위원들은 연준 대차대조표상 채권 보유규모를 줄이기로 `광범위한 합의`에 도달했다. 사실상 연내에 그 첫 발을 내딛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준 셈이다. 연준은 시장 충격을 고려해 보유 채권을 시장에 곧바로 내다 팔지 않고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규모를 줄이겠다곤 했지만 어떤 방식이든 시중 자금이 줄어드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만기 10년짜리부터 금리가 뛰기 시작할 것이고 연준이 통제하기 더 어려운 장기금리가 예상치 않게 뛸 수 있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실제 이날 뉴욕 채권시장 반응은 사뭇 달랐다. 모든 만기의 미 국채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국채가격이 올랐다는 얘기다. 연준이 국채와 MBS 재투자를 줄이겠다고 경고했는데도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미 국채를 더 사들였다. 일단 시장은 연준의 엄포를 그다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하다. 어차피 비정상적으로 쌓였던 채권은 경제가 정상화되면 줄여야 하는 만큼 시장은 이미 이를 예견했었다. 특히 연준이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자연스럽고도 서서히 줄여나가면서도 `(줄여야할) 일정 수준을 한도로 미리 정해놓을 것이고 분기(3개월)마다 한 번씩 그 한도를 재검토해서 필요하면 조정하겠다`는 시장 친화적 방법론까지 제시했다는데 오히려 환호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연준은 질서있고 완만하게 장기금리를 끌어 올림으로써 단기금리에 직접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FFR) 인상도 계획적으로 하려고 하는 계산이다. 6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연말쯤 시장 친화적 방식의 양적긴축을 시작한다면 단기금리는 조금 올라가고 장기금리는 그보다 덜 오르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본다면 이미 좁혀지고 있는 장기와 단기채권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앞으로도 더 좁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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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꺼내든 양적긴축은 그 용어에 드러난 뜻과는 달리 폭탄세일 방식은 아니다. 미국 경제 전망이나 그에 따른 연준의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양적긴축은 특별히 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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