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앞 방사선 표식물 |
이미옥 광주시의원 "최대풍속 아닌 월평균 기준"
대피 방향, 바람 방향과 동일…구호소도 비현실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한 번 터지면 끝장'인 원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지진도 잇따르고 있으나 방사능 누출시 현장조치 매뉴얼은 허점 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의회 이미옥(민중연합당, 비례) 의원은 25일 제258회 임시회 4차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광주시의 현행 원전 안전 분야(방사능 누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한반도는 계절에 따라 바람방향이 바뀌고 북서풍이 부는 겨울철에는 최대 풍속을 초속 20m로 봤을 때 1시간에 72㎞까지 도달할 수 있어 한빛원전(옛 영광원전)으로부터 최단 35㎞, 최장 60㎞ 떨어진 광주도 큰 피해가 예상됨에도 광주시는 월평균 풍속으로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 기후데이터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겨울철(12월∼2월) 순간최대풍속이 20.4∼23.5m에 달하고 있음에도, 시는 월평균인 1.9∼2.2m를 기준값으로 잡고 있다.
"사고발생 시점의 풍향, 풍속, 누출된 방사선량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대피 방향도 도마에 올랐다. 한빛원전 사고시 북서풍이 불 때 광주에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람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대비해야 함에도 시 매뉴얼에는 바람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대피토록 해 문제라는 지적이다.
구호소에 대해서도 "시는 방사능 누출 시 조선대 41만5000명, 조선이공대 14만7000명, 광주대 29만명, 송원대 9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재해 발생 시 한 대피소에 40만명 이상이 대피하거나 대피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 현실성 없는 대피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광주는 한빛원전의 예측불가능한 사고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사고를 가정한 모의실험을 통해 그 위험성을 알고, 그에 따른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이에 윤장현 시장은 답변서를 통해 "1989년 한빛원전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아내가 뇌없는 태아를 사산할 일을 경험한 뒤 원전안전과 환경문제에 눈 뜨기 시작했고, 이후 30여 년 간 원전 안전성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며 "시뮬레이션 등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체계적인 공동 대응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치환 광주시 시민안전실장은 "겨울철 북서풍의 최대풍속을 고려해 대피지역을 재조정하고 구호소 수용인원도 현실에 맞게끔 전반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한편 광주·전남에서는 지난 5일 구례에서 진도 3.0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올 들어서만 6건의 지진이 일어났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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