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보이지 않는 골종양 증강현실 이용해 위치 찾아내
▲정강이뼈에 발생한 골종양의 위치를 증강현실 시스템을 이용해 보여주고 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종양의 위치이다.[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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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악성 골종양에 증강현실을 이용해 정확한 암의 위치를 찾아내 수술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악성 골종양은 뼈에 생기는 악성 암을 말한다. 팔, 다리를 포함해 몸의 어떤 뼈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전까지 악성 골종양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해 암이 발생한 부위부터 그 아래 부분의 팔·다리를 절단하는 절단술로 대부분 수술이 이뤄졌다. 뼈 속의 종양은 눈으로 보이지 않고 단순 방사선 사진만으로 크기나 위치를 감별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수술을 받더라도 종양이 완벽히 절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조환성 교수팀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로봇공학과(홍재성 교수)와 함께 태블릿 PC에서 사용 가능한 '골종양 수술용 증강현실 시스템'을 개발했다. 증강현실 시스템을 적용한 골종양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번에 개발된 증강현실 시스템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진단 이미지를 기본으로 했다. 확보한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이용자 눈에 보이지 않았던 종양의 위치 정보를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것처럼 태블릿 PC에 표시된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증강현실을 이용한 골종양 절제수술이 기존의 수술방법보다 정확도가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총 123개의 돼지 대퇴골 중 82개의 대퇴골에 대해서는 증강현실 시스템을 통한 수술로 골종양을 절제했다. 41개의 대퇴골에 대해서는 증강현실 시스템의 활용 없이 기존방식대로 절제수술을 진행했다.
보통 종양을 절제할 때에는 암의 경계로부터 10㎜ 정도의 안전거리를 두고 암을 포함해 주위 정상조직을 절제한다. 골종양의 크기가 직경 30㎜라면 10㎜의 안전거리를 양쪽으로 적용하고 종양을 포함해 직경 50㎜ 정도로 조직을 제거한다. 그 안전거리를 최대한 벗어나지 않도록 절제를 해야 재발을 예방하고 수술 후 뼈 조직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조환성 교수 |
이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증강현실 시스템을 활용한 골종양 절제수술과 기존수술법으로 진행한 수술에 대해 10㎜의 안전거리에서 벗어난 오차를 양쪽으로 측정했다. 비교결과 증강현실 시스템을 통한 수술의 절제 면에서는 A등급인 3㎜ 이하의 오차를 보인 경우가 90.2%, B등급인 6㎜ 이하의 오차가 9.8%로 확인됐다. 반면 기존수술법에서는 A등급이 70.7%, B등급이 19.5%, C등급인 9㎜ 이하의 오차가 6.1%였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조환성 교수팀은 정강이뼈에 골종양이 발생한 환자의 수술에 증강현실 시스템을 적용해 불필요한 절제를 최소화하면서도 종양을 안전하게 절제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조환성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증강현실 기법을 골종양 수술에 활용함으로써 기존의 복잡하고 값비싼 수술용 내비게이션 장치의 단점을 보완했다"며 "간편한 태블릿 PC를 사용해 안전하고 완벽하게 골종양을 제거하면서도 최대한 뼈를 살려 수술 후 팔·다리의 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현재 팔·다리뼈에 발생한 암 수술용 프로그램뿐 아니라 골반 뼈에 생긴 암에도 적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소프트웨어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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