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전문기업 가온미디어가 올 2분기 세계 최초 AI(인공지능) 셋톱박스 '기가지니'의 판매 호조로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온미디어의 이달 기가지니 판매량은 전월 대비 33%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를 시작한 지난 3월과 비교하면 60% 정도 증가했다.
가온미디어가 KT와 함께 개발한 기가지니는 AI 기능이 탑재된 세계 최초의 셋톱박스다. TV와 연결한 뒤 음성으로 명령해 미디어와 홈 IoT(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지난 1분기 가온미디어는 매출액이 1055억22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2% 줄었다. 영업이익은 22억400만원으로 같은 기간 65.4% 급감했다. 1분기 기가지니 효과를 기대했지만 사실상 부진한 실적이었던 셈이다.
가온미디어 관계자는 "기가지니는 4월부터 본격 판매되기 시작해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된다"며 "3월부터 5월까지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온미디어의 2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탓이다. 1분기 D램 메모리 제품의 평균 판매단가는 3.82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5% 급등했다.
이 관계자는 "1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제품 판매가 상승이 연동되지 못했지만 2분기에는 판매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기가지니의 출고가격이 일반 셋톱박스의 2배 수준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2분기 전년 셋톱박스 출고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가지니를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매출액이 2배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특히 가온미디어는 유럽, 중남미 지역 수출이 늘어나면서 2013년 1380억원이었던 해외 매출액이 2016년 3150억원으로 성장했다. 국내 매출액은 2015~16년 1220억원 수준으로 정체국면이지만 기가지니의 판매 증가로 국내 매출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진다.
가온미디어는 해외 방송사와 AI 셋톱박스 개발도 시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기가지니는 이익률도 일반 셋톱박스보다 높아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AI 셋톱박스의 다양한 기능도 자체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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