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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사재기가 한창이다. 지난해엔 반대로 투매가 일어났지만 올해는 달러 약세가 다시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를 다시 사고 있다며 특히 중국이 매수세를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현재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계정을 통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모두 2조9200억달러(약 3280조원)로 올 들어 610억달러(2.1%) 늘었다. 지난해엔 1400억달러 줄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우려가 컸다.
올해 미국 국채 매수세는 중국이 주도했다. 미국에 중국은 일본 다음 가는 세계 2위 채권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국채 보유액을 1877억달러 줄였지만 올해는 1분기에만 290억달러 늘렸다. 1분기 기준으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1조880억달러어치로 집계됐다.
브래드 셋서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추세가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며 "중국의 외환보유액과 위안화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 국채 매도 압력이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와 이에 따른 자본유출을 막느라 한동안 진땀을 뺐다. 보유외환을 털어 환율 방어에 나서야 했다. 위안화 평가절하 사태가 불거진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5000억달러 이상 줄었다. 2014년 사상 최대로 4조달러가 넘었던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말 3조100억달러까지 감소했다가 4월에 3조300억달러로 늘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 추이/그래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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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가 반전의 기폭제가 됐다.
달러는 FRB의 통화긴축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등의 여파로 2014년 중반부터 지난해 말까지 강세를 띠며 신흥시장을 위협했다.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을 향해 빠져 나가며 현지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자 각국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해 보유외환을 쏟아 부어야 했다. 미국 국채 투매 바람이 일어난 이유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달러가 꾸준하게 약세를 나타냈다. 덕분에 신흥시장 통화 가치도 안정을 되찾았다. 역외 위안화 대비 달러 가치는 지난해 6% 올랐지만 올해는 1.5% 하락했다. 역외 위안화는 중국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된다. 반면 역내 위안화는 하루 동안 중국 인민은행이 매일 고시하는 기준환율의 ±2% 범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5%가량 내렸다.
일각에서는 FRB 계정만으로 미국 국채에 대한 중국의 투자 행보를 파악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벨기에 같은 제3국을 통해서도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데 중국이 벨기에를 통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올해 1분기에 오히려 115억달러 줄었다.
WSJ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가 독일이나 일본, 영국 등 주요국 국채보다 금리가 높고 유동성이 풍부해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빌 노디 US뱅크 프라이빗클라이언트그룹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외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 대신 투자할 대상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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