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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잇츠스킨·클레어스 '달팽이·마유크림' 동반 롤러코스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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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성원료 인기 中서도 '뚝'…업계 "예견된 일"

'사드보복' '짝퉁화장품' 이유대지만 설득력↓

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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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달팽이점액추출물'과 '말기름'이라는 동물성원료를 함유한 크림류 제품을 중국에서 히트 쳐 깜짝 성장한 잇츠한불과 클레어스코리아가 지난해 'K-뷰티' 열풍이 불었음에도 저조한 실적을 함께 거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양사는 '사드이슈'와 '짝퉁화장품'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에서도 자연주의 화장품 바람이 불면서 동물성원료가 특징인 '달팽이크림(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 '마유(馬油)크림(게리쏭 9콤플렉스)' 등의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으로 봤다.

◇클레어스 '반토막' 매출-잇츠스킨도 실적감소↑

25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클레어스코리아 매출이 '반토막' 나고 600억원(2015년)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사라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잇츠한불은 지난해엔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올해 1분기도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클레어스코리아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96억원으로 2015년 1681억원보다 절반이상(58%) 감소했다. 60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1억원 적자전환됐고 당기순이익도 467억원이던 49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잇츠한불의 같은기간 연결기준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2673억원 733억원 583억원으로 각각 13.6% 34.4% 43.4% 감소했다. 이 회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541억원 133억원으로 35.1% 51.8% 줄어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양사는 실적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사드이슈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잇츠한불의 경우 지난 1분기 실적에 대해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면세점과 로드숍 채널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드보복 이슈가 불거진 대략적인 시점은 지난해 10월부터였고 이후에도 'K-뷰티' 산업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것인지 불확실했다. 면세점 채널에 타격을 준 중국 당국의 관광제한 조치는 올해 들어 시작됐다. 따라서 지난해 실적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나타났다.

클레어스코리아의 이현구 대표는 직접 나서 마유크림 제품을 똑같이 베낀 '짝퉁화장품' 때문에 큰 피해를 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다 최근에서야 중국 현지에 이에 대응하는 '지적재산권팀'을 가동시켰다고 했다.

이점 역시 '짝퉁 마유크림' 이슈가 크게 불거지고 제조 일당을 검거한 시점은 2015년 9월로 1년6개월 전 오래된 일이다. 국내외 짝퉁화장품 업자들이 '짝퉁 마유크림'만 생산·유통했을 것으로 보기 힘들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이 보유한 주요브랜드 제품을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국내 대부분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K-뷰티' 열풍을 타고 성장가도를 달렸다.

시장점유율 높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8.3% 18.5% 증가한 6조6976억원, 1조828억원을 올렸고 LG생활건강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4.4% 28.8% 증가한 6조941억원 8809억원 등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다.

아울러 부침을 겪어온 한국화장품도 2010년 론칭한 브랜드숍 '더샘'이 지난해 K-뷰티 열풍을 탄 히트상품을 내면서 연속적자 행진을 끊고 매출(연결기준 1607억원)이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전년 55억원 적자에서 157억원 흑자전환했다.

잇츠한불과 클레어스코리아에선 각각 사드이슈와 짝퉁화장품이라는 여건을 실적 하락 이유로 밝혔지만 다르지 않은 조건에서 경쟁사들은 대조된 성적을 거둔 만큼 '핑계'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익명을 전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양사의 실적 하락에 대해 한 가지 히트 제품에 집중된 매출·수익구조의 한계가 나타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물성원료를 특징으로 내세워 마케팅을 펼친 일부 브랜드 제품의 인기 하락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선 수년 전부터 자연주의 화장품 바람이 불었고 소비자들은 점점 더 식물유래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중국에서도 이니스프리 등 자연을 강조한 브랜드숍 인기가 높아진 만큼 상대적으로 동물성원료의 인기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마유·달팽이추출물·산양유 등 동물성원료를 사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였지만 현재는 단종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당시 업계에선 '반짝 인기'라는 예상을 내놓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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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 클레어스코리아 자회사 코스나인공장에서 자동화로봇이 '게리쏭 9컴플렉스 크림'을 제조하는 모습.© News1


◇자동화공장 세웠더니 마유크림 인기↓…'증설의 저주'

클레어스코리아의 경우 '증설의 저주'에 빠졌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2014년 출시한 마유크림이 중국인들에게 불티나게 팔려 실적상승을 견인하자 2015년부터 첨단설비를 갖춘 공장 준공에 들어갔는데 막상 완공하고 보니 판매량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클레어스코리아는 자회사 코스나인을 통해 2015년부터 공장을 짓기 시작해 지난해 9월 완공했다. 클레어스코리아에 따르면 대용량 생산에 최적화된 자동화 로봇 5대를 라인에 배치해 월 1000만개 생산능력을 갖췄다. 마유크림의 현재까지 누적판매량은 3000만개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히트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깜짝 실적을 기록한 업체들이 있지만 특정 제품에 의존하면 실적 상황이 급격히 안 좋아질 수 있다"며 "품목 다각화에 실패하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idea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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