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오늘 홀로 두번째 공판…'崔 직권남용' 재판기록 조사

[최순실 직권남용·강요 사건 재판기록 증거조사…29일부터 최순실 뇌물 사건과 병합]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25일 열리는 두 번째 정식 재판에서 함께 기소된 최순실씨(61) 없이 홀로 재판을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는 서류증거 조사 절차가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두 번째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최씨와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62) 없이 박 전 대통령만 불러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기소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등 사건의 재판기록을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안 전 수석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총수들의 대통령 독대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추진한 것은 모두 박 전 대통령이 시킨 일이었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도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포괄적 지시'에 따라 최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두 청와대 인사가 박 전 대통령을 '머리'로 지목한 것이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들의 진술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첫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재단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됐다는 기본 전제부터 틀렸다"고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에 대해서도 "최씨에게 연설문 표현과 문구에 대한 의견을 물은 적은 있지만 인사자료 등을 최씨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두 번째 공판에서도 두 사람의 진술을 반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이날 공개될 최씨의 법정 진술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최씨는 수사와 재판에서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의 결백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고영태씨(41) 일당이 꾸민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파면되기 전인 지난 1월 한 인터뷰에서 "국정농단 사태는 누군가가 기획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부터 박 전 대통령의 재판과 최씨의 삼성 관련 뇌물 사건을 병합해 심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부터 박 전 대통령과 최씨는 1주일에 2~3회씩 법정에서 만나 함께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이 오는 10월에 끝난다는 점을 고려해 주 4회 재판을 여는 것까지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건강과 변호인단의 기록 검토 등 문제로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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