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에 소신 밝힌 것과 대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인천공항(영종도)=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한일 위안부 재협상과 자녀 이중국적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닫았다. '추가도발시 강력한 대북제재'와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고려와 별개'라며 북핵 관련 이슈에 대해 소신을 밝힌 것과 대조를 이뤘다.
강 후보자는 25일 새벽 인천공항을 입국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안부 재협상을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외교부에서 제공한 차량으로 이동하는 동안 기자들이 위안부재협상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ommittee against Torture)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펴낸 한국 관련 보고서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양국 간 이뤄진 합의를 환영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명예회복, 진실규명과 재발 방지 약속 등과 관련해서는 합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 후보자가 유엔 재직 시절부터 인권과 관련해 활발히 활동해온 만큼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힐 것으로 기대했다.
강 후보자가 유엔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전날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임명된 김기정 전 국정기획자문위 외교·안보 분과 위원장도 외교부 업무보고 중 "새로운 장관(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이 오시면 인권 전문가니 아마 그런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에 관한 리뷰(검토)와 좋은 안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더욱 답변에 관심을 모았다.
강 후보자가 위안부 재협상 문제에 대해 언급을 자제한 것은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위안부 문제가 단순히 국내 현안이 아닌 일본과 얽혀 있는 만큼 섣불리 재협상과 관련된 언급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일특사로 일본을 방문해 재협상 보다 새로운 방안으로 문제를 풀어가자는 '제3의 길'을 제시한 상황에서 장관 후보자로서 답변을 내기는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강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위안부에 대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자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고 언급했다.
강 후보자는 또 자녀 이중국적과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서도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강 후보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딸과 통화해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지난 21일 강 후보자 인선을 발표하면서 “강 후보자의 장녀가 미국에서 이화여고로 전학 당시, 1년간 친척 집에 주소를 두며 위장전입 한 것은 사실이며 알고 있었다”고 미리 털어놓은 바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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