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스탬프투어’ 인기몰이
“농촌 체험 너무 재미있어요” 경기 이천시 서경들마을(왼쪽 사진)에서 어린이들이 고구마 수확 체험을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서경들마을은 장 담그기와 열기구 체험 등을 두루 즐길 수 있는 ‘오감만족형’ 체험마을로 꼽힌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은 경북 고령군 개실마을은 엿 만들기와 한옥민박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3억7500만 원의 농외소득을 올렸다. 한국농어촌공사 제공 |
햇살이 따사로운 늦봄 경북 고령군 개실마을에 가면 마을을 뒤덮은 달콤한 향에 취할지도 모른다. 비닐하우스에선 주민들이 딸기 수확에 한창이고, 한쪽에선 조청으로 엿과 유과를 만드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하다. 한옥 기와 뒤로 솟은 대나무 숲은 청량하면서도 포근한 분위기를 더한다.
인구 174명, 가구 수 58채의 고즈넉한 한옥마을은 사계절 내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마을에 활기를 더하는 건 전국에서 몰려든 여행객들이다. 지난해 5만7955명이 한옥의 멋을 느끼기 위해 이 마을을 찾았다. 외국인 방문자도 400명이 넘었다. 하루 평균 방문객은 159명. 마을주민 수만큼의 여행객들이 매일 마을을 찾은 것이다.
농촌이나 한옥마을을 따분하게 느낄 수 있는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20여 채가 운영 중인 한옥 민박에선 그네뛰기와 굴렁쇠 등 전통놀이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에서 1km 떨어진 ‘미니멀 동물원’에서 다양한 동물들을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도자기로 유명한 옛 대가야 지역에 위치한 만큼 도자기 체험도 놓쳐선 안 될 필수체험 코스다. 특히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 여행도 하고 상품도 받고 ‘1석 2조’ 농촌체험
개실마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면 ‘도장’을 찍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촌여행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시작한 ‘모바일 농촌여행 스탬프투어’에 참여하는 것이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국의 휴양마을, 관광농원 등 50곳을 방문한 뒤 스탬프를 찍으면 모바일 상품권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개실마을은 이번 봄 여행주간(4월 29일∼5월 14일)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스탬프(419개)를 찍어간 곳이다.
경기 이천시의 서경들마을 역시 올봄 국내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은 체험휴양마을이다. 이곳에선 청국장과 꼬마메주 등 도시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장(醬)류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스릴 넘치는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가족이라면 열기구 탑승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여행객 1만3177명이 다녀간 덕에 이 마을은 2억2300만 원의 농외소득을 올렸다. 농어촌공사는 “여행객은 추억을 만들고, 콩 농가는 콩을 팔아 소득을 늘렸고, 마을 여성들은 장류 담그기를 가르치는 일자리를 얻게 돼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휴양 마을에서만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올해부턴 전북 임실 치즈마을, 제주 서귀포시 최남단체험감귤농장 등 10곳의 6차산업 인증기업과 전북 무주관광농원 등 4곳의 농원에서도 방문 인증을 한 뒤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 QR코드로 체험 인증하면 모바일 상품권
‘모바일 농촌여행 스탬프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스마트폰에서 ‘농촌여행’이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는 것이다. 체험할 때마다 스탬프를 받을 수 있고, 마을 한 곳당 5개까지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스탬프는 마을을 방문해서 모바일 앱에 QR코드를 인증받으면 된다. QR코드를 3회 인증하면 스탬프 1개를 획득하고, 이후엔 2회 인증할 때마다 스탬프를 1개씩 받을 수 있다. 스탬프 1개는 5000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다. 이 밖에도 특색 있는 여행 후기나 체험 사진을 올린 참가자, 매월 꾸준히 QR코드를 인증해도 추첨을 통해 상품을 제공한다.
12월에는 우수 참가자를 선정해 시상한다. ‘체험왕, 후기왕, 베스트 포토제닉’ 등 다양한 부문에서 눈길이 가는 여행 경험을 소개한 참가자에게 농식품부 장관상, 농어촌공사 사장상과 함께 총 24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부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 농촌관광객 1000만 명 시대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국내 여행객 증가와 농촌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실제로 1차(생산)와 2차(제조), 3차(서비스)산업의 특징을 결합한 6차산업은 활력을 잃어가던 농업을 되살리고 있다. 농촌 관광객은 지난해 1000만 명을 돌파했다. 6차산업 규모는 2014년 4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5조7000억 원으로 1조 원 늘었다. 농식품부는 6차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관광 자원과 연계해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재욱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모바일을 활용한 농촌여행 스탬프투어가 농촌관광 활성화에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여행객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보다 알찬 내용의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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