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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종이비행기]행복한 집에 사는 ‘소’ 세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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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한두 해 전 일이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아들이 갑자기 “아재” “아재”를 연발했다. 귀에 거슬리지만 참다 결국 물었다. “네가 홍길동이냐. 왜 아빠를 자꾸 아재라고 해.” “어, 그게 그래도 친근하다는 건데….” “….”

조금 더 지나 ‘개저씨’와 아재의 차이를 알게 됐다. 어느덧 인터넷에는 구식 유머를 가리키는 아재 개그가 넘쳐난다. 이 분야의 고수로 알려진 한 선배는 가정 평화의 비결이 뭐냐고 묻자 소 세 마리를 키우라고 했다. “맞소, 옳소, 좋소.”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좋다며 아예 ‘부장님 개그’라는 코너까지 운영한다. 호칭과 유머 감각뿐일까. 기호와 그림으로 만들어진 이모티콘은 신세계다. 부적절한 이모티콘 사용으로 스타일 ‘구긴’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변명을 조금 보태자면 아재들은 유머가 부족한 세상을 살아왔다. 아재의 아재는 더 그렇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지고 있다는 청와대와 국회…. 하지만 아재의 눈으로 봐도 갈 길이 멀다. 더 많은 웃음과 유머가 넘치길 바란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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