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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法, ‘염전노예’ 피해자에 최저임금 아닌 농촌일용노임 지급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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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지적장애인이 섬에 갇힌 채 수년간 노예처럼 일하다 구출된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의 피해자에게 최저임금이 아닌 '농촌 일당'을 기준으로 10여 년간의 체불임금을 지급하라고 한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광주지법 민사14부(신신호 부장판사)는 염전노예 피해자 김모씨가 염전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염전주는 1억6087만원을 김씨에게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지적장애인인 김씨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1년간 전남 완도 한 염전에서 노예생활을 해왔다. 그는 염전주로부터 욕설을 듣거나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구속기소 된 염전주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장애인 인권단체 등의 도움으로 염전주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김씨의 임금은 염전에서 염전주에게 노무를 제공해온 점에 비춰 '농촌일용노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염전은 일이 고되 도시보다 근로자를 고용하기 어려운 만큼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앞서 지난해 2월 염전노예 피해자 8명에게 수천원의 최저임금을 적용해 1500만원∼9000만원의 배상액을 산정한 판례와는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이다.

농업종사자의 평균적 소득을 의미하는 농촌일용노임은 올해 1분기 기준 하루 10만7415원이다. 월급으로 치면 268만원 수준으로 최저임금(135만여원)의 2배가량이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가 지적장애 3급으로 노동력이 일반인에 못 미쳤을 것으로 보고 체불임금의 60%만 배상액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김씨가 받을 금액은 11년간의 임금 2억3308만원의 60%인 1억3985만원과 이자, 위자료 1500만원 등이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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