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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증시 활황 남 얘기" 인력조정 찬바람 부는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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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300명 짐싸, 생존 모색 상시 구조조정…M&A 앞두고 희망퇴직 실시도]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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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의 상시 구조조정 여파로 1년새 증권사 임직원 3300명 가량이 짐을 싼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정작 증권가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수년간 이어졌던 박스권 증시로 인한 피로감과 증권사간 M&A(인수·합병) 후폭풍이 겹친 탓이다. 양극화 현상 심화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어 증권업계 '춘래불사춘'은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증권사 임직원 수는 총 3만2934명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3만6235명)와 비교할 때 3301명(9.1%) 감소했다. 2년 전인 2015년 1분기(3만6437명)와 비교하면 3503명 줄어든 것으로 최근 1년 사이 구조조정이 집중됐다.

M&A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려는 지각변동이 진행됐고 인력조정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KB증권은 합병을 앞두고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에서 지난해 말 각각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KB증권 임직원은 지난해 말 2733명으로 1년 전(2909명)보다 176명 줄었다.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는 합병 과정에서 공식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인력 자연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1분기 미래에셋대우 임직원은 4778명으로 지난해 1분기(4873명)에 비해 95명 감소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합병 이후 조직간 분위기가 다르고 경쟁이 심해져 심리적 압박감이 커지고 있다"며 "직책이나 업무를 새로 맡는 과정에서 과거 타 증권사 후배에게 밀려났다는 느낌이 들어 그만두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수익원을 노동집약 형태인 영업점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서 자본집약인 IB(투자은행)나 자기매매로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도 인력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1분기 전체 증권사 국내 지점은 총 982개로 2015년 1분기(1201개) 대비 2년 만에 219개(18.2%)가 줄었다.

M&A를 앞둔 중소형 증권사들도 매각 성사를 위해 군살 빼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대주주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에 따라 금융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서 리테일 축소를 명분으로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 오는 23일까지 만 10년 이상 근무, 과장급 이상 정규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하이투자증권은 2015년에도 직원 16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증권, 이베스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도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 구조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다만 증시 활황이 본격화되고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면 다시 인력 충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병윤 기자 byje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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