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기대 확대 vs 경영계 “물가인상률 정도의 성의는 표시해야”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으로 노동계의 최저임금의 인상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 7년간 동결을 주장해온 경영계에도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경영계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위원회가 정상화되지 않고 있어 경영계가 제시할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입장이 모아지지 않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사진=최저임금위원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경영계 최저임금위원들 사이에는 올해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물가인상률 정도는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도 없지 않다”고 전했다.
9명의 경영계 최저임금위원은 한국영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택시연합회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각각 9명의 근로자위원, 공익위원과 함께 매년 6월말까지 최저임금안을 의결해 정부에 제출하게 되며, 이를 고용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결정해 고시한다.
이 같은 경영계의 분위기 변화는 과거 보수-진보 정권에 따른 경영계의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이 달라졌다는 점에서도 어느정도 관측 가능한 부분이다.
7년간 이어지고 있는 경영계의 최저임금 동결 주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기에 시작됐다. 지난 2010년 경영계의 최저임금 인상률 최초 제시안 ‘0%’ 행진이 시작됐으며, 앞서 2009년에는 -5.8%를 제시하는 등 사실상 10년 동안 최저임금 동결 주장을 해왔다. 이는 이전 김대중-노무현 집권기 경영계가 3% 안팎의 최저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최종적으로 정해진 최저임금 인상률 역시 정권의 성격에 따른 영향이 컸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기에는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9.0% 였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기에는 10.6%에 이르렀다. 이후 보수 정권으로 교체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기에는 5.2%로 크게 줄었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기에는 7.4%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과 최근 경영계의 분위기 변화를 감안할 때 올해 일정한 최저임금 인상은 기대되지만, 최저임금 인상인 곧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문 대통령이 1호 업무로 지시한 국가일자리위원회의 일자리 창출과 배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경총이 중기중앙회와 공동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선 ‘최저임금이 7.1% 정도 인상될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55.4%가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감원하겠다고 응답한 바 있다.
pdj24@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