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인터뷰②] ‘임금님’ 감독 “이선균·안재홍, 의외의 조합...기대 이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지민경 기자]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임금과 신입 사관이 함께 힘을 합쳐 한양에 퍼진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쳐 가는 과정을 그린 코믹수사활극으로 주연배우인 이선균과 안재홍의 유쾌한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나온 코믹 사극에 이선균과 안재홍이라는 배우들의 조합은 신선함을 자아내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하지만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이선균과 안재홍이라는 배우들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 원작 팬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원작 속 캐릭터들은 여리여리한 꽃미남의 느낌이 강했기에 젊은 배우들을 예상했던 원작 팬들, 심지어 당사자인 이선균과 안재홍까지 왜 자신에게 이 시나리오가 왔는지 궁금해 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문 감독은 의외의 조합을 찾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문 감독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다음은 문현성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

- 이선균과 안재홍의 캐스팅은 약간 의외다.

▲ 원래 제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사실 전작을 할 때도 저는 의외의 조합을 찾고 싶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모르시는 분들에게 툭 얘기를 꺼냈을 때 ‘어? 누구라고?’ 라는 반응이 나올 만한 기왕이면 호기심이 생길 만한 그런 조합을 제작자랑 고민하다가 이선균 안재홍 배우 이름이 나왔을 때 저희 둘 다 멈칫했다. 잠깐 생각해보니 궁금하더라 일단은. 이 조합이면 색다른 맛과 함께 자연스럽게 다른 기존 작품들과도 차별화가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저희만의 생각이 아닐까 싶어서 주변에도 조언을 구했었는데 상상 이상으로 반응이 좋더라. 그때 배우 분들에게 프로포즈를 했었다. 저는 확신이 있었다.

- 안재홍씨가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했다고 들었다.

▲ 재홍씨가 은근히 신중한 타입이다. 저는 당연히 신중하게 생각할 줄 알았다. 단순히 역할이 크다고 해서 덥석 오케이 할 사람이 아닌 것 같더라. 그때 옆에서 이선균 씨가 추임새도 넣으시고. 그런데 저희도 강하게 얘기는 안했다 부담스러울까봐. 그 때가 한창 ‘응팔’의 반응이 뜨거웠을 때라 더 고민을 깊게 했던 것 같다. 그런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갔었고. 그래서 기다렸다.

- 이선균은 사극이 처음이었다. 불안감 같은 것은 없었나.

▲ 없었다. 저는 불안감 보다는 이 영화가 정통 사극이 아니다 보니 사극 경험이 없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너무 단순한 생각이었을 수도 있지만 저는 좀 더 영화적으로 자유롭게 풀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렇게 밀고 나가기에는 오히려 좀 처음인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다.

- 이선균과 안재홍 기대만큼 잘 해준 것 같나.

▲ 솔직히 제 기대 이상이었다. 저희끼리는 신나게 찍었고 시나리오 때 상상했던 것보다도 촬영하면서 그런 부분들이 더 영화 속에 들어갔고 그게 결국 제가 지향했던 영화의 톤앤매너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보다 밝고 경쾌해진 것 같다. 오히려 과연 제가 그렇게 코믹한 터치들을 현장에서 편하게 살릴 수 있을까 했던 부분들을 배우 분들이 잘 커버해주셔서 제가 더 의지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 정도로 저는 되게 좋았다.

- 예종 캐릭터가 만능 슈퍼 히어로 같다. 일부러 그렇게 의도한 건가.

▲ 근데 또 자세히 보면 저는 예종의 성격이 정상 같지는 않더라. 예종의 관계도만 놓고 보면 친구도 없고 직계 가족도 없는 걸로 설정이 되어있다. 저는 그런 빈자리가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이선균 배우도 그런 부분을 많이 고민해서 더 인간적인 모습들을 살리려고 하셨던 것 같고 그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이서가 서서히 채워나가게끔 그렇게 앙상블을 잡았다. 특히 선균 선배와는 연기적으로도 연출적으로도 힘을 좀 빼려고 했다. 힘을 주기 시작하면 왕처럼 보일 것이고 기존에 다른 사극에서 봐왔던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것 같아서 최대한 힘을 빼자라는 얘기들을 많이 했다.

- 예종 말고 다른 임금으로 바꿀 생각은 없었나.

▲ 그런 시도는 안했다. 제가 원작자 분한테 직접 여쭤본 적은 없었지만 왜 예종으로 설정을 했을지는 좀 알겠더라. 예종 재위기간에는 큰 역사적 이벤트가 없어서 저희가 좀 더 자유롭게 여러 가지 상황들을 쓰기가 편했다. 어차피 역사적 사실들을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보니까 자유롭게 펼치기에는 예종이라는 선택이 더 맞지 않았나 싶다. 만약 인지도가 높은 왕이었다면 아무래도 신경 많이 쓰였을 것 같다. 그게 이유였던 것 같다.

OSEN

- 흑운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 흑운 같은 경우는 보통 사극에 등장하는 호위무사를 보면 마초적이고 체격도 건장하고 누가 봐도 검술을 잘하는 이미지여서 그런 이미지가 아닌 쪽을 많이 찾았다. 그러다 정해인 배우라는 친구를 만났는데 무사라고 보기에 살짝 왜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런 선택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예전에 제가 예전에 ‘코리아’라는 영화에서 이종석 배우를 만났을 때와 비슷한 것 같다. 흑운도 그랬다. 빗겨가고 싶었다.

- 반면에 윤이서 캐릭터는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설정이 더 많이 드러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

▲ 저희끼리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저는 그런 일종의 개인기를 또 너무 많이 쓰면 제가 생각한 레시피랑은 안 맞았을 것 같았다. 지금처럼 두어 번 쓸 때는 괜찮은데 두 시간 정도 되는 러닝타임 안에서 계속 쓰면 너무 그 쪽으로 쏠릴 것 같아서 일부러 좀 아낀 측면도 있다. 최근에 보신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속편에서는 좀 더 써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편에서는 캐릭터와 콤비플레이 중심으로 갔다면 이제는 더 사건을 해결해 가는데 무게 중심을 둬도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긴 한다.

- 속편 계획이 있나.

▲ 1편이 잘 돼야 가능한 얘기니까. 저희도 농담 반 진담 반처럼 얘기를 나눈 적 있는데 아직은 좀 조심스럽다. 김희원 선배님은 내가 극에서 죽었기 때문에 안 된다고 농담처럼 말씀해 주셨지만 워낙 저희끼리 분위기가 좋아서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하다. /mk3244@osen.co.kr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