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향하는 최순실 |
최순실 "영재센터 관여나 보고받은 적 없어"
삼성그룹 후원도 "김종이 먼저 '조율' 말해"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최순실(61)씨가 삼성 등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한 것은 조카인 장시호(38)씨와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라며 책임을 전가했다.
최씨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본인과 장씨, 김 전 차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12차 공판에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최씨는 삼성그룹의 영재센터 후원과 관련해 "장씨와 당시 교제했던 김동성씨가 처음 사업 계획을 얘기했고, 제가 제안한 적은 없었다"며 "둘이 같은 뜻으로 사업을 얘기했던 것 같고, 그 취지에 공감해 체육계 쪽인 김 전 차관을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차관과 장씨는 계속 연락하면서 관계를 맺어 왔다"며 "저는 빙상계 쪽은 잘 모르고, 당시 여유나 시간도 없어 영재센터 설립이나 운영 과정은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장씨와 김 전 차관이 수시로 연락하며 영재센터 설립 및 운영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특히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 "검찰은 장씨와 김 전 차관이 서로 연락하던 전화를 찾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비꼬듯 말했다.
다만 본인 책임 여부에 대해서는 "운영 등에 관여한 적도 없고, 보고한 적도 없다"며 "영재센터 행사에 참여해본 적도 없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에게 센터 설립 후 후원사를 알아봐 달라고 요청한 적은 있지만 삼성 등 특정 기업을 거론한 적은 없다"며 "김 전 차관이 '삼성 쪽과 조율해 보겠다'고 먼저 말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또 영재센터 소개서, 사업계획서 등 문건은 센터 직원들이 장씨를 통해 김 전 차관에게 건네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자신이 직접 박근혜(65) 전 대통령에게 건네주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최씨는 "영재센터 직원들이 장씨를 통해 김 전 차관에게 서류를 건네주곤 했다"며 "저 역시 김 전 차관에게 한 번 전해준 적 있으나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최씨는 "검찰이 '당신이 (영재센터를)설립하고 운영한 것으로 해라'며 '그러면 조카는 나갈 수 있다'고 회유했다"며 "검찰은 제가 관여한 부분을 밝히지도 못한다. 너무 억울하다"고 분을 금치 못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마무리하고 결심 공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결심 공판에서는 검찰이 이들 형량을 제시하고 변호인이 최종적으로 변론하며 선고 기일이 예고된다.
그러나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사건과 함께 선고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 돼 오늘 결심 절차는 어려울 듯하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 조사가 일부 마무리돼 정리하는 의미에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앞서 최씨가 재판 과정에서 증언을 거부한 진술 조서 증거에 대해서는 "반대신문 기회가 제공된 이상 증거 능력 인정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조서 내용의 신빙성 여부는 재판부가 판단하겠다"며 증거로 채택했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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