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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트럼프 100일]③트럼프보다 다사다난한 '주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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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참모진…권력다툼도 벌어져

정부 요직 556석 중 496석 미정…업무공백 우려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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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리는 그림은 모호하다. 그의 백악관을 채우고 있는 '잡다한' 사람들이 이를 보여준다."

미 NBC뉴스가 트럼프 취임 100일을 돌아보며 트럼프의 인사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참모진이나 내각 구성원을 보면 대통령의 철학을 알 수 있지만, 트럼프의 인사엔 일관된 기조가 없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주변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만큼이나 다사다난한 100일을 보냈다. 러시아 연계 의혹으로 곤혹을 치렀고 이 짧은 기간 권력 다툼도 있었다. 내각은 아직도 대부분 공석이다. 장관은 물론 정부 요직의 90% 이상은 지명도 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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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많고 탈 많은 '웨스트윙'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와 비서진의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곳이 백악관의 웨스트 윙(West Wing)이다. 최근 이곳에서 비서진들 간 권력다툼이 벌어졌다. 이른바 '웨스트 윙 전쟁'이다.

CNN에 따르면 백악관 참모진의 주요 세력은 제러드 쿠슈너 선임고문과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쿠슈너는 트럼프의 큰딸 이방카의 남편이다. 극우 성향의 배넌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정책을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프리버스는 공화당 출신 인사로 당정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초반엔 배넌의 힘이 셌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그를 '대통령'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취임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한 반이민 행정명령도 모두 배넌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백악관의 기류가 변했다. 배넌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가 밀려나기 시작한 것. 러시아 연루 의혹을 받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이어 맥파랜드 NSC 부보좌관 모두 백악관을 떠났다.

급부상하는 세력은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의 측근이다. 쿠슈너는 대선 캠프에서도 실세 역할을 하는 등 트럼프의 총애를 받아왔다. 그의 측근들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골드만삭스 사장 출신의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선 캠프 출신이 아닌데도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디나 포웰 경제담당 선임보좌관도 중책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출신 인사인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취임 초기부터 꾸준히 경질설, 사퇴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잇따른 막말로, 프리버스 실장은 트럼프 케어 등 당정 협력이 필요한 부분을 매끄럽게 수행하지 못해 백악관 내 입지가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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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심잡는 '어른들'

백악관의 기조가 변하면서 트럼프의 정책과 공약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그러나 외교 안보 정책은 나름의 일관된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그 중심엔 트럼프 행정부의 '어른들'이라 불리는 군 장성 출신들이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더데일리비스트 등 미 언론은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하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허버트 맥마스터 NSC 보좌관,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을 '트럼프 행정부의 어른들'(The Axis of Adults)이라 표현했다.

현실주의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외교 안보 정책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해 공화당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불안한 강경 노선을 주장해온 배넌이 최근 NSC에서 배제된 것도 어른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불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적어도 이 '어른들'이 없을 때보다는 있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트럼프 내각, 아직도 갈 길 멀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림이 여전히 모호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취임 100일이 지났지만 상원 인준까지 완료된 곳이 5%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27일 기준 상원인준이 필요한 정부 요직 556석 중 인준이 완료된 건 24석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지명해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 인사를 포함해도 60석이 전부다. 후보자 검토에 들어간 자리는 28석, 아직 검토도 되지 않은 자리는 무려 468석에 달한다.

장관 인선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니 퍼듀 농무장관은 지난 24일, 알렉스 아코스타 노동장관 지명자는 27일에야 인준을 마쳤으며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의 인준을 남겨두고 잇다.

나머지 공석도 대부분 행정부의 차관 및 차관보급 인사로 트럼프의 공약을 이행할 실무진들의 자리다. 미 언론들은 이 자리가 비어 있다고 해서 업무가 마비되는 것은 아니지만, 행정부의 불확실성을 더하고 국민들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법안 제안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y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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