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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뉴스원클릭] 코스닥에서 함께 하자던 카카오의 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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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당근책 없어 고민 쌓이는 거래소

김재준 코스닥 위원장, 내달 17일 김범수 의장 면담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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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코스닥 상장 패러다임을 심사에서 유치로 바꾸겠다던 한국거래소 코스닥 본부는 사업 계획이 무르익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습니다. 코스닥 대장주인 카카오가 코스피로 이사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5일 미국 나스닥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넘었지만, 코스닥은 대형주 이탈 걱정까지 생겼습니다. 6조원을 웃도는 카카오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실무진 접촉만으론 카카오를 달래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결국,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이 다음 달 17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수장끼리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으로 이견을 좁혀보겠다는 얘깁니다. 2010년부터 8개 기업을 코스피로 떠나보낸 코스닥 본부는 이번만큼은 놓칠 수 없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한편으로 카카오가 야속하기도 합니다. 3년 전 상장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코스닥 활성화를 약속하면서 코스피로 이전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코스닥 시장이 키워낸 기업이 자금조달, 평판 등을 위해 코스피로 한 계단 점프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긍정적인 의미지만, 굳건히 약속했던 카카오가 3년 만에 결정한 '변심'은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필요할 때(상장을 원할 때)는 여기(코스닥)에서 울고, 배부르고 나니 은혜도 잊고 이사할 생각만 한다"고 푸념합니다.

어쨌든 사실상 이별을 통보받은 코스닥 본부는 그야말로 갖가지 당근책을 카카오에 내놓아야 합니다. 영원 하자던 3년 전 약속만을 되풀이해서는 카카오의 마음을 돌리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근데 거래소가 쥐고 있는 당근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코스닥 본부 내부에선 아이디어 차원의 얘기입니다만, 코스닥 종목을 코스피200 지수 종목에 편입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립니다. 그러나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여러 시장을 함께 운영하는 거래소 내부에선 입맛대로 규정을 만드는 것에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대표 종목이 섞인 KRX100지수가 있다"며 난색을 보였습니다.

다음 달 17일 당근책, 푸념, 3년 전 약속에 대한 아쉬움으로 두 수장의 협상 테이블이 가득 찰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닥 본부가 NAVER, LG유플러스처럼 영원한 이별 통보를 받을 것인지, 재결합한 연인으로 거듭날지는 이날 결론이 나겠죠. 한 달 정도 임기를 남겨둔 김재준 위원장의 화려한 '마무리'를 코스닥 본부 직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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