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로 취임 100일이 다 되도록 외국 순방에 나서지 않은 것을 놓고 여러 말이 많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100일 전 영국, 프랑스, 독일, 이라크, 멕시코 등을 위시해 총 아홉 차례 외국 순방에 나섰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멕시코와 캐나다 2곳을 찾았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취임 100일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을 현안이 걸린 유럽과 아시아 등지로 보내 자신의 메시지를 대신 전파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외국 방문 일정은 다음달 29~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미국 우선주의'가 주요 배경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대선 기간 주창한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두고 동맹이나 적국 모두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움직임 속에서 이러한 이례적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대외 개입주의를 최소화할 테니 자신을 만나고 싶은 외국 정상은 미국 땅으로 들어오라는 게 트럼프의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시시콜콜 관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장관 등 참모들을 믿고 맡긴다고 설명한다. 그가 펜스 부통령을 최대 현안인 북핵에 대처하기 위해 아시아 순방에, 틸러슨 국무장관을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걸린 나토와 러시아에 보낸 데서 이를 알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대북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 북한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위험하고 다급한 위협"이라는 미국의 대북 입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최근 아시아를 순방한 펜스 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안정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