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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유나이티드항공 CEO의 굴욕…'토끼 죽음'에 머리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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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강제퇴거 2주만 재차 물의…위기관리 어디로

"기업 전반에 걸친 실패, 반복하지 않겠다"

뉴스1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화물칸으로 수송 중 숨진, 세계에서 가장 큰 자이언트 토끼 시몬. (출처 : 영국 카터스 통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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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세계에서 가장 크고 건강한 토끼가 수송 중 숨진 사건으로 인해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궁지에 몰렸다. 이 항공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재차 공개 사과에 나섰다.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 항공 CEO는 27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승객 강제 퇴거 사건과 토끼의 죽음은 "기업 전반에 걸친 실패였다"며 고개를 숙였다.

무노즈 CEO는 앞으로 유사한 물의를 빚지 않기 위해 회사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모두 목격한 것과 같은 상황은 절대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유나이티드 항공은 오버부킹(초과예약)을 이유로 4명의 승객을 강제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공항 경찰을 동원,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69)를 강제 퇴거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피를 흘리면서 항공기 바닥에 질질 끌려 나가는 다오의 모습은 SNS 동영상을 통해 급속도로 유포됐다. 결국 무노즈 CEO는 총 3차례의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고초를 치렀다. 주가도 출렁였다.

물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부터 불과 2주가 지난 지난 26일, 세상에서 가장 큰 토끼로 명성이 높던 자이언트 토끼 '시몬'이 유나이티드 항공 화물칸에 실려 수송되던 중 돌연 숨진 것이다.

게다가 기내 애완동물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항공사가 유나이티드 항공이라는 통계가 알려지면서 사태는 커졌다. 기업의 위기관리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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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무노즈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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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즈 CEO는 "우리는 승객들의 수하물과 관련해 발생하는 어떠한 손해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당연히 사랑스러운 애완동물도 안타깝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에 존재하는 문제를 계속해서 고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이번 강제 퇴거 사건의 경우, 직원들로 하여금 착륙 1시간 전에 자리를 미리 예약해놓도록 하는 사칙 변경을 시행했다고 한다.

또 일선 직원들에게 난관 대처 및 현장 의사결정과 관련한 추가 훈련을 진행하고, 오버부킹이 될 경우 1만달러의 자리양보 보상액을 받을 용의가 있는지 고객에게 미리 확인하도록 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노즈 CEO는 "직원들에게 고객이 어느 석에 앉아 있는지 가리지 않는 존중과 존엄의 문화를 가르치고 퍼뜨리겠다"며 또 "고객이 기내에 오르는 순간부터 안전과 안보를 위해서가 아니라면 끌어내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승객 퇴거 사건으로 인해 경제적 손해를 봤냐는 질문에는 "확인하지 않았다"며 "나중에 알겠지만, 이 기간 동안 우리의 관심사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겸허한 태도를 보였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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