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전문가 150명 학교현장 투입…우수평가문항 제공
부산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가 전국 에서 처음으로 전면폐지된다. 27일 오전 11시께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브리핑을 통해 객관식 문항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부산시교육청 제공)©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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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ㆍ경남=뉴스1) 조아현 기자 = 오는 2018년부터 부산지역에 있는 모든 초등학교 중간·기말고사 시험지에서 객관식 문항이 사라진다.
교사가 시험 답안지를 두고 아라비아 숫자로 점수를 매기던 평가방식도 이젠 찾아 볼수 없게 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기존과 같이 진행되지만 때로는 '찍기' 기술이 통했던 4지선다형이 없어지고 오직 서술형과 논술형이 시험지를 채운다.
초등학교에서 객관식 문항이 삭제되는 것은 전국에서 부산지역이 처음이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27일 오전 11시쯤 시교육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는 2018학년도부터 부산지역 모든 초등학교의 시험 문항에서 객관식 평가를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 교육감은 "정답 고르기 중심의 객관식 평가 비중이 높게 지속되는 한 학생들은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수동적인 학습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며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학교에서 성과가 반영이 되면 중학교과 고등학교에서도 머지않아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객관식 문항이 계속되는 어려움이 있지만 대선이후 국가 전체의 교육 시스템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번 '객관식 평가 전면폐지' 시행으로 학생들의 시험답안을 놓고 점수를 매겨 '수치화' 하는 작업도 사라진다.
교사들은 오직 학생들이 교과과정에 나온 개념과 주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학습 참여도나 성장과정 위주로 평가지를 기록한다.
김영복 초등장학담당장학관은 "아이들의 답변은 상상을 초월하고 다양한 만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겠다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교사가 왜 이렇게 생각했는지 이유를 물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 라며 질문을 던지는 등 서로간 대화를 통해 사고를 확장해 주고 아이의 자존감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객관식 평가 전면 폐지의 성공적인 도입을 두고 '교사들의 역량' 문제가 주요한 변수로 꼽힌다.
현재로서는 문항 출제나 학생들의 답변을 꼼꼼히 읽어보고 평가하려면 교사들의 업무량이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초등평가 전문가 150여명을 308곳의 학교 현장에 투입하면서 변경된 평가 기준과 방식을 토대로 아이들과 소통하고 가르칠 수 있는 교사들이 얼마나 양성될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다.
시교육청은 오는 6월부터 '초등학교 객관식 평가 전면 폐지를 위한 공청회'를 시작으로 학부모와 교사들을 비롯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다.
또 7월과 8월에는 평가전문가 연수를 실시하고 2학기 교과별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술형과 논술형 문항을 학교 현장에 제공한다.
올해 하반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는 10개 시범 학교를 대상으로 '2018학년도 초등학업성취관리시행지침'을 안내하고 객관식 문항을 없앤 시험 평가방식을 도입한다.
시교육청은 지난 2015년부터 초등학교 평가방법을 개선하기로 큰틀을 잡아놓고 수행평가제도를 통해 서술형, 논술형 비율을 점차 확대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유일하게 기초학력시스템 문제은행을 통한 서술형과 논술형 우수 평가문항 자료를 연 2차례 제공해왔다.
또 교육연수원에서 전문과정 연수를 통해 초등평가 전문가를 길러내면서 평가방법을 전환하기 위해 사전에 철저히 준비했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시교육청의 '객관식 문항 폐지'선언은 기존 교육시스템에 익숙한 학부모와 학교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찬반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육감은 "서술형, 논술형 평가방식으로 교사들의 업무량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객관식 문항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독일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사례를 충분히 참고했고 교사들이 평가 결과를 나타내려면 시간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학습성취와 만족도, 정서교육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학부모 상담, 평가 통보가 이뤄지기 때문에 신뢰와 만족도가 머지않아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choah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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