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 단체, 277일 오후 기자회견 갖고 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각종 공채폐지 반대 촉구
최근들어 지나치게 높은 경쟁률과 장기간 수험 생활에 지친 공무원시험 수험생(공시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공시생 단체가 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사법시험ㆍ행정고시 등 주요 공채 시험 폐지 반대, 경력직 채용 확대 반대 등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공시생 단체인 '전국수험생유권자연대'는 27일 오후12시30분 서울 노량진역 1호선 1번출구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 대선 후보들을 향한 '노량진 벤데타 : 수험생 정책제안서 발표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최근 잇따라 목숨을 버린 공시생들에 대한 추모 묵념을 시작으로 각종 퍼포먼스를 벌인 후 대선 후보들에게 각종 공무원 공채 시험 폐지 반대, 경력직 채용 확대 방침 폐지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제안서에서 "청년들이 고시와 공시에 매달리는 것은 헬조선에서는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맨손으로 자기 삶을 일구려는 청년들에게 남은 탈출구는 고시와 공시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3월 집권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더미래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 등 정부 및 여야의 공무원시험 개혁안에 대해 "기득권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내 새끼 앞길'에는 이념이 따로 없다"고 비판한 뒤 사시ㆍ행시 폐지 반대, 경찰간부시험ㆍ입법고시ㆍ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등 공무원 공채제도 폐지 불가 방침 각 정당 당론 채택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4~9급 경력직 확대는 수많은 정유라들을 위한 제도이며, 도입 불가 방침을 각 정당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한다"며 "임용고시 채점기준표 미공개, 복불복 티오는 수험생을 두 번 울리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교육부는 교원수급 정책부터 원점에서 검토하여, 국민이자 유권자인 수험생의 입장에서 관련 정책을 일괄 개혁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가면을 쓴 채 퍼포먼스를 벌이는가 하면 버스킹 공연 및 시낭송 등의 문화 행사도 벌였다. '로스쿨x금수저'라고 쓴 피켓으로 사법시험, 행정고시, 경찰간부, 각종 공채라고 붙여진 도미노를 차례로 쓰러뜨리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9일부터 약 열흘간 노량진과 신림동 고시촌 일대에서 관련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8일 치러진 국가공무원 9급 시험에 17만2000여명이 응시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험생활에 지친 공시생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5시께 청주시 흥덕구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옥산휴게소 화장실에서 3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A(25)씨가 목을 매 숨진 게 대표적 사례다.
경찰 공무원 필기시험의 합격자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구 공원에서는 수험생 B(32)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0일에는 전북 전주의 한 고시원에서 공시생 C(30)씨가 목을 매 숨지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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