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조사서 75세 이상 말기 폐암환자 "연명효과" 미미
항암제는 암치료에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지만 통증과 구토, 폐렴 등의 부작용을 수반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젊은 사람에 비해 다른 질환을 일으키거나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체력이 저하돼 결과적으로 연명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싼 항암제 투여는 의료비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일본 정부가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대규모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특히 나이 든 암환자에 대한 치료효과를 검증해 고령자 암치료 지침을 새로 마련키로 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후생노동성과 일본 국립암연구센터가 2007-2008년에 암연구센터 중앙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환자 7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비조사결과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항암제의 연명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항암제 치료를 받은 환자와 통증완화 목적으로 방사선 치료 등의 완화치료만을 받은 환자로 나눠 각각의 생존율을 비교했다.
말기 폐암환자의 경우 75세 미만에서는 "항암제 치료"를 받은 사람의 연명효과가 확실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75세 이상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암연구센터 관계자는 "75세 이상의 경우 항암제 투여 여부와 생존율 차이가 작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75세 이상 말기 폐암환자에 국한하면 대상자가 20명 정도이고 다른 암의 경우에도 표본수가 적어 과학적 근거를 얻으려면 더 큰 규모의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후생성은 이에 따라 지방 자치단체를 통해 전국 병원의 암환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전국 암등록제도" 등을 활용해 대량의 자료를 모은 후 상세한 분석을 토대로 고령자 암치료 지침을 만들기로 했다. 통증완화 목적의 완화치료 등 "생활의 질" 측면의 조사와 분석도 할 방침이다.
일본 의학계는 학회 등이 중심이 돼 연령에 관계없이 암환자진료 지침을 제정하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조사결과를 토대로 고령 암환자에 국한한 치료지침 제정을 촉구할 계획이다. 항암제 대신 완화치료를 확충하는 등 암치료의 방향성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고령 암환자는 치료될 희망이 없는 단계에 이를 때 까지 항암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알아보기 위한 임상연구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환자는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각 학회가 작성하는 진료지침에도 고령환자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거나 빈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어떤 치료법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 고령자의 암치료는 "항암제 치료를 그만둘 때를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의료비 부담과 치료를 연관지어 논의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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