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STX 뇌물’ 정옥근 前해군총장 징역 4년 확정

공범 아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동반확정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STX그룹의 방산사업 뒤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정옥근(65) 전 해군참모총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7일 제3자 뇌물제공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전 총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정 전 총장의 아들(39)도 공범으로 함께 기소돼 이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정 전 총장은 현직에 있던 2008년 9월 아들의 요트 회사를 통해 STX그룹 돈 7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방산산업을 하던 STX에 해군 유도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 수주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조사됐다. 액수가 많아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가 적용됐다.

1심은 정 총장의 특가법 위반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심은 뇌물 액수를 산정이 어려운 이유를 들어 특가법이 아닌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했다. 돈이 건너간 곳은 요트회사인데, 공소장에는 정 전 총장 부자가 돈을 받은 것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재판은 항소심에서 다시 열리게 됐고 검찰 측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해 공소장을 고쳤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지난 2월 정 전 총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정 전 총장은 2015년 2월 구속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사건이 파기되면서 석방된 뒤,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법정구속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날 징역 4년이 확정되기까지 5차례 재판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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