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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文安 전문가 인터뷰]② 유웅환 "정부 공용 플랫폼으로 中企 스마트팩토리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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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통신망 2019년까지 상용화 가능하다"
'홍준표 규제정책' 흥미롭다면서도 캠프내 규제정책 논의는 함구

"기존의 낡고 정체된 기업문화와 정부정책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따라 잡을 수 없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의 유웅환 전 인텔 수석매니저는 25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성장위주, 기업중심이다보니 사람을 잘 돌보지 못했다"면서 여러 차례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1년생인 유웅환 전 매니저는 지난 2001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인텔에서 CPU(중앙처리장치) 하드웨어 플랫폼 설계 엔지니어로 10년간 일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전자에서 모바일용 반도체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 지난 2015년 현대자동차연구소 이사로 적을 옮겨 자동차 전자시스템 및 미래자동차 개발 분야에서 일하다 문재인 캠프에 합류하며 퇴직했다. 지금은 문 후보 선대위의 새로운 대한민국위원회 내 4차산업혁명분과장과 일자리위원회 본부장을 겸하고 있다.

유 전 매니저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차기 정부 집권 초 과제에 대해서는 5세대 통신망 조기 상용화, AI센터의 확대개편 및 내실화,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일자리위원회와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역할 정립 등을 꼽았다.

유 전 매니저는 인터뷰 중 여러차례 규제가 창업 붐의 장애물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의 공약중 참고할만한 것을 묻는 질문에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규제 관련 정책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의 규제 관련 정책을 둘러싼 내부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실제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이 풀어달라는 것이 있으면 상향식 의사결정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유웅환 전 인텔 수석매니저 / 사진=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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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최대 화두 4차 산업혁명, 도대체 무엇인가.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급진적 생산성 증대를 가능하게 하는 강물이다. 기존의 낡고 정체된 기업문화와 정부정책으로는 이 흐름을 따라 잡을 수 없다. 생산성은 더욱 증가하지만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사회가 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생산성이 늘어난 것에 비해 임금은 별로 증가하지 않았다. 이 격차(gap)는 계속 벌어지고 가속이 붙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사례로 미국의 디지털경제와 함께 독일의 '인더스트리4.0' 전략을 꼽는다. 실체가 있는 말인가.
"그렇다.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 지멘스와 같이 프로세스 개선에 대해 대화했다. 프로세스가 프로덕트 플래닝, 프로젝트 라이프 사이클 매니지먼트, 시뮬레이션, 설계, 메뉴팩처링, 테스트까지 끊김없이(Seamless) 전부 자동화됐고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는다. 또 각 단계(step)별로 나오는 정보들이 서로 융합되고 있고 그걸 굉장히 잘 활용하고 있었다."

-우리 제조업도 꾸준히 혁신하고 있지 않나.
"우리도 모듈 단위, 단계별로는 다 자동화가 돼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끊김없이 전부 다 된 경우는 아직 없다. 기술 격차를 줄이려면 아마 4~5년은 걸릴 것 같았다. 현대자동차 경우는 설계를 부분부분 외주를 주니까, 나갔다 들어와야 한다. 그러니 전체적인(holistic)한 설계 플로우를 갖출 수 없다. 반면 지멘스는 (설계 자동화를 포함하는) 플랫폼을 완성해 적용하고 있는 단계다."

-문 후보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확대를 지원한다고 공약했다. 정부도 이미 '스마트팩토리 지원사업'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예산 규모가 너무 작다. 1개사당 최대 지원액이 5000만원에 그친다. '스마트 팩토리'를 정부가 지원해야할까.
"중소기업 스마트 팩토리 지원은 반드시 해야 한다. 자동화되고 인공지능화되면서 중소기업이 제일 힘들다. 정부가 공용 플랫폼을 잘 구비해서 팩토리마다 적용하면 싼 가격에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플랫폼을 개발하는 선도업체들도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니, 테스트베드를 주는 대신 비용을 낮추거나 정보 공유 등의 딜이 가능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큰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할까. 중장기 전략은 무엇인가.
"장기적으로 독일처럼 자동화 프로세스를 우리 기술로 개발해야 한다. 미국의 인공지능 엔진 등도 그렇다. 원천기술은 미래의 경쟁력이다. 한편 스마트시티라든지 스마트정부, 스마트고속도로, 자율주행차량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융복합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보다 짧게는 이미 개발된 플랫폼·오픈소스를 활용해 비즈니스·서비스를 만들어 돈을 벌어야 한다. 또 정보의 싸움이다. 사물인터넷 등 사람에 비유하면 신경망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활성화되고 통합돼야 한다. 데이터센터의 정보를 어떻게 하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고 잘 저장해 비즈니스·서비스에 활용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박근혜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의 활동이나 창조경제를 평가한다면.
"창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에너지를 모았다. 현장에 계신 분들은 환경이 나아진다고 느끼는 것 같다. 반면 규제가 늘어나 기업 활동을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은 잘못이다. 또 하드웨어적인 것은 신경을 썼는데, 소프트웨어적인 것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래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보면 무료로 공간을 제공하고 테스트베드로 쓸 수 있는 여러가지가 있고, 3D프린터도 준비돼 있다. 그래서 시제품 개발(prototyping)까지 할 수 있지만 많이 활용하지 않는다. 벤처인들은 보여주기 위한 보고서 몇 개나 숫자보다는 내용적 측면에 충실하면 좋겠다고 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비즈니스까지 만들어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돈을 투자하는 사람과 아이디어 있는 사람들이 만나는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켰으면 하더라."

-단기적으로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집권후 곧바로 실천할 계획들을 갖고 있는가.
"5G(세대) 통신망을 빨리 상용화해야 한다. 올드패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잘하고 선도하는 영역은 확실히 빼줘야 한다.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를 만나봤더니 2020년이 목표였던 상용화 계획을 2019년까지 당길 수 있다고 보인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안전 연결망을 빨리 구축해야 한다. 또 AI센터가 있지만 지금은 모양만 갖췄다. 이를 확대개편해서 실질적으로 기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벤처 생태계 조성에 관해서는 일자리위원회와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전략을 공유하고 역할과 책임을 잘 정립해야 한다."

-문 후보는 창업을 강조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 신설을 약속했다. 창업 정책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
"엑시트(자금 회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또 중간에 실패하려고 할 때 피버팅(pivoting, 방향 전환)할 방법도 잘 안 보인다. 실패후 재창업 확률이 7%에 그치는데 이것만 높여도 일자리가 수십만 개 나올 것이다. 창업도 하는 사람이 계속하니까. 실패해 보면 그만큼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 미국 실리콘밸리도 네 번 정도 실패하고 성공한다고 하는데, 더 실패할 기회를 안주면 93%는 의욕적이고 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하는 것이다. 본인 능력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규제나 대기업 때문에 생기는 실패도 많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엑시트에 성공한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 '누가 얼마 벌었단다'는 카더라 통신으로 벤처 붐이 일어난다. 실리콘밸리도 똑같다."

-창업 이야기에서 규제에 대한 논의가 빠질 수 없다. 그런데 민주당에는 규제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다. 네거티브 규제를 주장하는 분들의 설자리가 있나.
"규제 샌드박스 이야기도 나오는데, 장기적으로 네거티브 규제로 가는게 맞다. 중간에는 실제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이 풀어달라는 것이 있으면 상향식 의사결정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규제에 대해서는 김상조 교수님이 전문가다. 나에게는 규제보다는 실물경제를 물어달라."

-'4차 산업혁명'이란 화두에 맞춰 다른 후보에게 참고할만한 공약이 있다면. 또 아쉬운 부분도 말해달라.
"홍준표 후보쪽에서 규제와 관련해서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본 것 같다. 그러나 많은 후보들이 일자리와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인데, 성장뿐 아니라 상생과 나눔, 배려의 내용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사람'이 빠지면 안된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줘야 한다. 이 부분을 많은 후보들이 놓치고 있는 것 같다. 문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주장에는 '사람'이 빠져있다. 성장이라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성장에 의한 막대한 부와 생산량을 분배하며 상생하는, 코피티션(Coopetition, 협력과 경쟁)하는 관계가 중요하다."

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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