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9 (화)

인구 줄어드는 `축소 도시` 전국 20곳 어딘가 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저성장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20곳의 지방 중소도시에서 인구가 줄어들면서 빈집과 기반시설은 남아도는 '도시 축소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방자치단체가 더이상 낙관론에만 기댄 성장 위주 도시정책으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도시기능을 재조정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27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도시정책연구센터 구형수 책임연구원 등은 최근 '저성장 시대의 축소도시 실태와 정책방안'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방치되는 부동산도 증가하는 도시를 일컫는 '축소도시'는 1980년대 독일 학계에서 개념이 나온 이후 전 세계적으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연구팀은 1995~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데이터 등을 활용해 42개 지방 중소도시를 상대로 인구 변화 추이 등을 분석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20개 도시를 심각한 인구 감소를 겪는 '축소도시'로 규정했다.

이는 1995~2005년과 2005~2015년 두 기간 연속으로 인구가 감소했거나, 두 기간 중 한 기간만 인구가 줄었으면서 최근 40년간 인구가 가장 많았던 '정점인구'에서 25% 이상 인구가 줄어든 도시다.

이들은 경상북도에만 영주, 안동, 문경, 상주, 구미, 영천, 경주 등 7곳이 모여 있다. 강원도에는 태백·동해·삼척 등 3곳, 충청남도에는 공주·보령·논산 등 3곳, 전라북도에 익산·김제·정읍·남원 등 4곳, 전라남도에 나주·여수 등 2곳, 경상남도에는 밀양 1곳이 있다.

20개 도시 모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14%인 고령화 사회 이상 단계에 들어있다. 이중 삼척, 공주, 보령 등 9개 도시가 고령사회(65세 이상 비율 14~20%), 정읍, 남원 등 6곳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비율 20% 이상)에 도달했다.

모든 축소도시의 공가율(빈집 비율)이 전국 평균인 6.5%를 넘어섰다. 평균의 2배를 넘는 13.0%보다 공가율이 높은 곳도 4곳(태백, 삼척, 나주, 영천)에 달했다.

여수, 나주, 경주 등 7개 도시에서는 최근 10년(2005~2015년)간 빈집 수가 연평균 6.0% 이상씩 급격히 증가했다.

연구팀이 권역별로 최근 10년간 인구변화율이 낮은 곳인 삼척, 상주, 김제, 보령의 주민 61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3.0%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66.3%는 인구감소의 원인으로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전 연령에서 일자리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는데, 이런 경향은 사회 초년생인 30대(응답률 76.5%)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그외 12.6%는 '출산율 저하', 8.3%는 '기반시설 부족'이라고 답했다.

축소도시에서 앞으로 나타날 가장 심각한 문제에 대해 응답자의 48.7%는 '안정된 소득원과 일자리의 부족'이라고 밝혔다.

그 다음으로 '노인층 의료·복지 문제'와 '지역공동체 소멸'이 각각 19.0%, 14.1%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러나 기초생활 서비스 이용과 관련한 만족도 조사에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46.8%를 차지하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응답자의 34.9%는 거주지 주변에 유휴·방치 부동산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방치되는 부동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지역공동체 붕괴'(64.8%), '범죄장소로 악용'(24.4%)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지방 중소도시는 지속해서 인구가 줄고 빈집과 유휴시설이 점차 확산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에 기대 성장 위주의 도시계획을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 연구원은 "인구감소의 늪에 빠진 도시에서도 각종 계획을 수립할 때 달성 불가능한 인구 성장치를 내놓으며 도시 축소 현상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제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도시기능의 존속을 위해 축소된 인구에 맞게 주택과 기반시설의 규모를 축소하고 도시생활거점으로 공공서비스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디지털뉴스국]

매일경제

[사진출처 : 연합뉴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