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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인터뷰②] 박인제 감독 "공약 못 지킨 정치인 응징할 길은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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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보라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특별시민’은 정치 드라마라는 장르의 포맷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한국 정치영화라고 하면 정치깡패나 조폭, 경찰, 검사 등 주요 인물들이 등장해야 하는데 이 영화에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후보와 그의 가족, 각 선거캠프 직원들, 기자, 유권자가 주인공이다. 가상의 세계에서 상상력을 펼치는 게 아니라 인식이 가능한 현실이라는 땅에 발붙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단순히 한국사회가 처한 정치적 현실을 맹목적으로 비판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흥미진진한 정치 드라마로서의 매력도 잃지 않았다. 더불어 삶에 대한 성찰도 담았다. 연출을 맡은 박인제 감독은 한국의 정치 자료뿐 아니라 외국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사건들을 참고했다.

박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특별시민’을 만든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는 없었다. 제 전작 ‘모디딕’이 기자들이 권력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그렸다면 ‘특별시민’은 정치인들의 권력 추구에 관한 이야기다. 권력을 지향하는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OSEN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적을 갖고 있고 이 나라에 살면서 뉴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접하는 게 정치 소식 아니냐. 전작도 권력을 주제로 해서 이런 장르만 추구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런 건 아니다”라며 “차기작은 전쟁, 히어로물, 스포츠 등 딱 떨어지는 작품을 즐겁게 하고 싶다.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는 건 아니지만 정서적으로 즐거운 영화를 하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0월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졌고, 무려 6개월 동안 이어진 수사로 결국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라는 비극적 현실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영화 같기 때문. 그렇다고 해서 ‘특별시민’이 전 정권의 이념에 반하는 불순한 작품은 아니다. 그들이 염려하는 정치 영화도 물론 아니다.

“정치인들이 이미지 정치로 가는 게 있지 않나. 아쉽다. 이제는 우리나라에 선거공약이 선행되는 풍토가 마련되길 바란다. 공약이 앞서지 않으니 반대를 위한 반대가 많다. 그래서 네거티브도 잦은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지 않나 싶다.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특별시민’이 정치에 대한 절망의 메시지를 주는 게 아니다. 박경이라는 젊은 인물이 정치에 신물을 느끼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유권자가 결국은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공약을 못 지킨 정치인을 응징할 길은 투표가 아닐까 싶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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