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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의회 '아군'없는 르펜·마크롱…'트럼프 딜레마'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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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아웃사이더 출신…누가되든 지지세력 확보 험난

6월 총선 승리가 관건…문제는 취약한 중앙정치기반

뉴스1

프랑스 대선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 신생 중도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왼쪽)과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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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단연 돋보이는 지점은 결선에 진출한 신생 중도 '앙 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모두 정치적 아웃사이더 출신이라는 점이다.

르펜 후보는 FN 대표를 지냈으며 유럽의회 의원이기도 하지만, 프랑스 중앙정치에서 극우 FN이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FN은 프랑스 하원(577석)에서 1석, 상원(348석)에서 2석 등 총 925석 가운데 3석만을 차지하고 있다.

마크롱 후보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당선시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에 오르는 마크롱 후보는 이번 대선이 첫 선출직 도전으로 3년 전 경제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는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도 않았다. 좌도 우도 아닌 새로운 정치운동을 표방하며 등장한 '앙 마르슈'에 중앙정치적 기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관계없이 국정운영 원동력을 확보하는 게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WP는 이를 '도널드 트럼프 딜레마'라고 불렀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정계에 오물을 빼내겠다고 호언장담하며 백악관에 진출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 지지도 온전히 얻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정책추진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의회 내 아군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프랑스에서도 얼마든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마크롱과 르펜은 모두 하원의석 577석이 걸린 6월 총선에서 대선승리를 발판삼아 하원을 장악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이미 앙마르슈는 총선 출마 희망자 최소 3만명의 신청서를 접수했다. 마크롱 측 대변인은 "지난 일요일 1차투표에서 우리는 정치 혁신에 대한 유권자들의 강한 의지를 배웠다"며 오는 6월 총선에서 다수당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프랑스 대선에서는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마크롱 후보가 1차 투표에서 확보한 득표율은 24%로 1965년 이래 역대 3번째로 낮은 지지율이기 때문.

또한 마크롱 후보가 확보한 반(反)르펜 연대가 대선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마크롱 후보는 결선 진출에 실패한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와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는 물론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과 베르나즈 카즈뇌브 총리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들도 총선 땐 자기당을 위해 싸울 것이다.

르펜의 FN 역시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FN 측은 르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FN의 이름을 걸고 총선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며, 그에 따른 후보자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는 FN이 그동안 결선투표에서 수차례 발목을 잡힌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르펜 후보의 부친이자 FN의 창립자인 장마리 르펜이 2002년 대선 결선에서 낙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파리 연쇄테러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2015년 12월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르펜 후보 본인도 북부 노르파드칼레피카르디에서 공화당 후보 자비에 베르트랑 전 장관에게 패배했으며, 그 조카 마리옹 마레샬 르펜 역시 남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에서 공화당 후보에게 승리를 내줬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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